55년만에 교부금 연동제 폐지 유력…교육계는 반발

기사등록 2026/08/20 09:37:43

내국세-교부금 자동연동 폐지…미래기금 보전 가닥

교육계 "학생 수 줄었지만 교육 수요 늘어" 반발

교육계 대표들, 20일 靑 면담·21일 규탄 기자회견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회원들이 출범식을 하고 있다. 2026.08.0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및 미래대응기금 신설 발표가 임박하면서 교육계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55년 동안 유지되던 내국세-교부금 자동 연동제가 폐지되고 대신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추가 세수분을 초중등 교육으로 보전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354개 교육단체로 구성된 '긴급행동' 대표 10여명은 20일 오후 청와대를 찾아 교부금 문제를 논의한다.

청와대 방문 전 내국세 연동제가 폐지될 것이라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긴급행동은 전날 성명을 통해 "교육계를 만나기도 전에 20.79% 연동제 폐지를 합의한 거냐"며 "의견 수렴 전에 결론부터 정한 교부금 개편을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내국세-교부금 자동연동 폐지…미래기금 보전 가닥

1972년 도입된 내국세-교부금 연동제는 2001년 13.0% 비율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0년부터 현재의 20.79%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함께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최근 3개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35% 수준 반영하는 새 산식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국세 수입 전망이 500조원을 넘고 내국세 비중을 90%로 가정하면 내국세는 45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개편 전 교부금은 100조원에 육박하지만, 개편 후에는 20조원 정도 줄어든 80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내년 미래대응기금의 경우 반도체 기업 실적 호조가 법인세수에 본격 반영되고 교부금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까지 더해지면 규모가 10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는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더라도 현행 연동률에 버금가는 교육재정을 법률로 보장하고, 미래대응기금을 초중등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기획처는 기금을 초중등이 아닌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인공지능(AI)·첨단 분야 인재 양성 등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교육계 반발이 거세지면서 교육부 입장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전교조, 교사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열린 '교육재정 사수를 위한 청와대 앞 1박 2일 긴급행동'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8.10. kgb@newsis.com
◆교육계 "학생 수 줄었지만 교육 수요 늘어" 반발

재정당국은 학령인구 감소를 주 이유로 들며 내국세-교부금 연동제 폐지를 추진해 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학령인구가 지난 10년간 175만명 줄어드는 동안 교육교부금은 약 40조원, 78% 늘었다"며 "재정당국으로서는 한정된 국가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 책임이 있고, 그래서 내국세 연동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계는 학령인구는 감소하지만 특수교육, 다문화 학생은 증가하는 등 공교육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며 안정적인 교부금 확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 통계 기준 특수교육 대상자는 2015년 8만8067명에서 2025년 12만735명으로 10년 동안 약 37% 증가했다. 다문화 학생은 10년 전 8만2536명에서 지난해 20만명을 돌파(20만2208명)하며 145% 늘어났다.

교부금에서 가장 큰 인건비 비중이 고정적인 만큼 교부금이 줄면 다른 사업비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 교육비 특별회계 총세출은 93조708억원인데 이중 인건비는 58조5047억원으로 총세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63%에 달한다.

학교 전기요금 등 학교 운영비도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이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20~2024회계연도 학교 전기요금 부담 증감 현황'을 보면 2020년 4223억원이었던 학교 전기요금은 2024년 7260억원으로 3037억원, 72% 증가했다.

송수연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학교가 감당해야 할 교육 수요까지 줄어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며 "기초학력 지원,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학교 안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고, AI·디지털 교육과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정책에 필요한 투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원, 학부모 등 교육 관련 시민단체 354곳이 모인 긴급행동은 청와대 면담에 이어 2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