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자신을 애지중지 키워준 할머니의 재산을 처분한 뒤 요양원에 홀로 남겨두고 해외여행을 떠난 손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70대 후반의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50대 남성 제보자 A씨는 과거 세상을 떠난 형 부부의 자녀인 조카를 길러온 어머니 B씨의 사연을 전했다.
B씨는 어린 손자가 부모 없이 자란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손자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며 과잉보호에 가까운 방식으로 양육했다.
가족들의 조언에도 B씨는 "네가 뭔데 내 손자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냐"라며 손자를 감싸기를 반복했고, 손자는 점점 안하무인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손자는 미국 유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귀국했고, 대학도 졸업하지 못한 채 20대 후반을 맞았다. 이어 정규 직장 생활 없이 자격증 공부를 핑계로 B씨로부터 매달 200만원 이상의 용돈을 받아 갔다.
그러던 중 수도권에 거주하던 손자가 갑자기 A씨와 지방 도시에 있던 B씨를 찾아와 할머니를 직접 모시겠다고 나섰고, B씨와 손자는 전세 아파트를 마련해 이주했다.
그러나 손자는 B씨를 집에 홀로 방치한 채 배달 음식만 시켜주고 밤마다 유흥으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손자는 B씨가 소유하던 집과 땅 등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해 버렸으며, 사용처조차 밝히지 않았다.
방치된 환경 속에서 B씨는 인지 능력이 급격히 떨어져 치매 위험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후 연락이 끊긴 B씨를 찾아간 A씨는 손자가 B씨를 요양원에 입원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시설 측은 입원을 시킨 손자의 동의 없이는 퇴원시킬 수 없다며 인계를 거부했고, 손자는 연락을 끊은 채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난 상태였다.
A씨가 가까스로 B씨를 모셔 왔으나, B씨는 손자의 배신감에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앞서 손자는 인지 능력이 저하된 상태의 B씨로부터 재산을 모두 주겠다는 취지의 자필 각서를 받아냈다며 현재 유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손수호 변호사는 자필로 작성된 각서의 경우 법적 효력을 뒤집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조언했다. 손 변호사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법적 성격을 신속히 확인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각서 작성 당시 어머니께서 인지 능력이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면, 제보자가 지금 다시 어머니께 의사를 물어보고 빠르게 확인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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