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물 국채금리 19년 만의 최고치
일본 10년 국채금리 30년 만의 최고치
한국 30년물·50년물도 역대최고치 경신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18일(현지시간) 장중 5.3350으로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지난 18일 장중 2.955로,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30년물과 50년물 국고채금리 역시 지난 18일 각각 4.751%, 4.6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식시장, 특히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안전자산인 국채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지는 데다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종목일수록 금리 상승에 민감하다.
특히 일본 장기금리 급등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해외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져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환류(리패트리에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저금리 엔화 차입을 이용한 해외투자 포지션을 청산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이 높아진다. 일본계 자금이 미국 국채 매수를 줄이면 미 국채 수급이 악화돼 미 장기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들은 최근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이 인플레이션보다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공급 부담, 장기채 수요 약화에 따른 '기간프리미엄'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NH證 "결국은 하향 안정화"…대신證 "매우 더딘 하향"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국채 발행 및 관리 정책 자체가 장기금리의 급등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최근 미·일 공조는 단순한 환율 방어를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정책당국의 금융시장 안정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남은 걸림돌은 단기적으로 집중된 국채 발행 부담과 미·이란 간 긴장인데, 두 요인 모두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며 "국채 발행에 따른 수급 부담은 이미 소화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 변화를 감안하면 중동의 군사적 긴장 역시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등한 만큼 단기 숨고르기 구간에 진입할 수 있지만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주식시장의 안도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금리가 내려가더라도 그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봤다.
공 연구원은 "고질적인 미국 채권시장의 하반기 수급 불안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연준의 소극적인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 하반기 미국 채권시장의 고질적인 부담 요인인 수급 불안 등이 상존함에 따라 금리의 하향 안정화는 매우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證 "전방위적 상승 지속 가능성"
반면 김주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정부는 40조 달러에 육박하는 총부채로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고,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테크기업 회사채와 경쟁하며 투자자 확보를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만큼 전방위적 금리 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정부의 대규모 차입과 재정 부담,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의 회사채 발행 급증 등이 장기채 금리 동반 상승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라며 "장기채 매수세로 금리 추가 상승은 일단 멈췄지만 여전히 채권 금리 하락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좀 더 우세한 만큼 높아진 금리 레벨은 고밸류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투자심리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구조적인 재정적자로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 가운데 장기채 보유 위험에 대한 시장의 보상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 연구원은 "부채비율의 절대 수준 뿐 아니라,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자비용이 빠르게 증가해 재정적자를 다시 확대시키는 구조라는 점이 시장의 경계 요인"이라며 "최근 미국 장기물 금리 급등은 단순한 경기·인플레이션 요인을 넘어 높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과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日자금 리패트리에이션·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경계'
전문가들은 일본 금리 상승이 '리패트리에이션'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일본 금리가 오르고 엔화 약세에 따른 환헤지 비용까지 높아지면 해외에 투자했던 일본 생보사와 연기금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는 '리패트리에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일본계 투자자의 미국 국채 수요가 줄면서 미국 장기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소위 일본계 자금의 '리패트리에이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 금리 상승으로 해외에 투자됐던 일본 생보사와 연기금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 국채 금리 추가 상승은 2022년 영국 트러스 총리발 금리발작과 같은 제2의 트러스 쇼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러스쇼크는 2022년 영국의 대규모 감세안 발표 후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화가 급락하며 영국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가 대혼란에 빠진 사건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 공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엔 환율이 다시 160엔대로 진입한다면 미-일 국채 금리 추가 동반 상승을 겨냥한 투기세력 활개로 국채 금리발작 현상이 현실화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 금리가 재정 건전성 방어선인 3%에 육박함에 따라 일본 정부의 이자 상환 부담이 크게 가중돼 재정 압박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일본 내 금리 상승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을 재차 키울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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