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 성장률 2.5→3.2% 상향…반도체 영향이 0.6%p

기사등록 2026/08/19 12:00:00

수출 8.7%·설비투자 7.9%…경상흑자 3597억弗

취업자 증가 17만→11만…"체감경기는 안 좋아"

"당분간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 유지 필요"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를 찾은 한 관람객이 반도체 웨이퍼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2.11. xconfind@newsis.com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2%로 대폭 끌어올렸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세를 반영한 결과다. 성장률 상향조정 폭 0.7%포인트(p) 가운데 0.6%p가 반도체와 그 파급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성장분의 절반 이상도 반도체 수출과 관련 설비투자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성장의 성과가 고용과 가계소득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않아 체감경기는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19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2026년 8월)'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인 2.5%보다 0.7%p 높였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1.9%에서 5월 2.5%, 이달 3.2%로 반년 만에 1.3%p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3.8%, 하반기는 2.6%로 예상했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0.7%p 상향 조정분 가운데 대략 0.6%p는 반도체와 반도체 파급에 의한 상승으로 보면 된다"며 "나머지 부분은 0.1%p 정도"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뿐 아니라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와 소득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확대 효과까지 포함한 수치다.

올해 전체 성장률 3.2%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도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절반 이상이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 GDP에서 반도체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뜻이 아니라 지난해 대비 늘어나는 성장분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올해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4.6%에서 8.7%로 4.1%p 상향됐다.

상품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호조에 힘입어 8.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3.3%에서 7.9%로 4.6%p 높였다.

KDI는 지난 5월 이후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시장 전망이 급격히 개선된 데다 예상보다 양호했던 2분기 GDP 실적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반면 건설투자는 지방 주택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올해 0.1%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올해 3597억 달러 흑자로 기존 전망보다 1207억 달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통상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 달러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3.6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만 191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가격 급등으로 수입가격 대비 수출가격을 뜻하는 교역조건이 대폭 개선되면서 국내총소득(GDI) 증가율도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러나 증가한 소득은 가계 전반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2%에서 2.3%로 0.1%p 상향하는 데 그쳤다.

김 부장은 "반도체 성과가 상당히 집중돼 있어 체감경기는 성장률보다 훨씬 안 좋을 것"이라며 "반도체 기업은 대기업이고 국민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부문에서 일하는데 그쪽 업황은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이 크게 높아졌지만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은 오히려 기존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6만명 줄었다.

반도체 산업은 전체 고용에서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과 고용 유발효과가 작다. 건설업과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의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 폭도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올해 성장이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 있지만 반도체 종사자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며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늘리는 데 보수적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7%, 근원물가는 2.5%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국제유가 전제는 낮췄지만 상반기 환율 상승과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을 반영했다.

KDI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만큼 당분간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명목 중립금리는 2%대 중반으로 추정했다.

김 부장은 "당분간 중립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은 물가지표를 조금 더 봐야 하고 한국은행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2.2%로 0.5%p 상향했다. 올해 반도체 호황의 성과가 시차를 두고 소비와 고용으로 일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민간소비는 2.0%, 설비투자는 7.0%, 건설투자는 2.7%, 수출은 5.0% 증가할 전망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의 기저효과와 내수 개선에 힘입어 2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다만 KDI는 글로벌 AI 투자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 성장률 전망이 다시 큰 폭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장은 "우리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과거보다 높아져 반도체 업황에 따라 거시경제 전망이 크게 변할 수 있다"며 "전망 자체의 불확실성도 평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 전경. (사진=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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