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는 9.7세, 요즘 애들은 10.8세
[서울=뉴시스]박세은 인턴 기자 = 영국 어린이들이 보호자 없이 야외에서 노는 시간이 주당 25분에 그치는 등 어른 세대에 비해 자율적인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17일(현지 시간) 엑서터 대학교 '야외놀이연구센터(OPRC)'가 5~11세 자녀를 둔 보호자 약 2000명을 조사해 발표한 '영국 어린이 놀이 실태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어른 없이 야외로 나가는 평균 연령은 10.8세다. 이는 부모 세대의 평균 연령이었던 9.7세보다 1년 이상 늦어진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세대 간 놀이 격차'가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응답자 가운데 56%는 자신들의 어린 시절보다 더 느지막이 자녀의 홀로 야외 활동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과거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던 어른 세대와 달리, 요즘 아이들이 집 근처 도로나 거리에서 놀며 보내는 시간은 일주일에 겨우 25분에 지나지 않았다.
새로 설립된 엑서터대 야외놀이연구센터(OPRC) 소장 헬렌 도드 교수는 "이번에 드러난 세대 간 놀이 격차는 우리 아이들이 자율적인 야외 놀이 기회를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며 "우리 중 다수는 날이 어두워져 가로등이 켜질 때까지 밖에서 놀며 첫 자유를 느꼈던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이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러한 경험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안전하고 질 좋은 놀이 공간 부족, 스마트폰 같은 화면 기기 이용 시간 증가, 복잡한 도로와 교통사고 위험, 독립적인 놀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언급했다.
도드 교수는 아이들의 야외 활동을 늘리려면 공원이나 녹지에 붙어 있는 '잔디 출입 금지'나 '공놀이 금지' 안내판부터 당장 떼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율적인 야외 활동은 어린이의 불안과 우울감을 줄이고 마음의 건강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엑서터대의 연구를 보면 2~4세 유아기에 야외에서 자주 놀았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양호한 정신 건강 상태를 유지할 확률이 높았다. 미취학 시기에 주중 야외에서 노는 날이 하루씩 늘어날 때마다 8세까지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할 확률은 6%에서 최대 14%까지 뛰어올랐다.
엑서터대 모금 캠페인 위원장이자 전 영국 보건부 장관인 사지드 자비드는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동의 정신 건강과 복지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는 아이들에게 인생 최고의 출발점을 선물하는 정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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