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대화 요청에 응답' 주장
제재해제,핵보유국 인정 등 전격 제안 없어
전문가 "김정은, 북미 회담 실익 크지 않다고 볼 것" 분석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연속으로 북미대화 분위기를 띄운 데 따라 북한이 반응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대북 대화 제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응답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대화 단계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하반기 정례 연합훈련인 '을지자유의 방패(UFS)' 연습 시작일인 전날에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자신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UFS가 북한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18일 오전 10시 50분 현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전격적인 대북 제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핵보유국 인정' 관련 새로운 메시지나, 북한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선언이 담기지 않았다. 북한은 UFS 등 한미동맹의 정례 훈련을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하며 매년 이 기간 무력 도발로 대응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미대화를 띄운 것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과의 외교 성과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반면 대러·대중 밀착으로 외교적 입지가 유리해진 북한은 제재해제, 핵보유국 인정 등 반대급부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유인이 적은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를 고려하면, 대형 정치 이벤트라는 상징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하노이 결렬 이후 '핵보유국'임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각종 투발 수단 다변화에 매진하며 '비핵화' 의제와 결별을 선언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발언, 김 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담화 등 여러 통로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불가역적(되돌릴 수 없음)이라고 강조해 왔다. 김 위원장은 5년 만에 열린 2월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지난 5년 간의 국정 성과로 "공화국(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되돌릴 수 없게 영구적으로 다진 것"을 꼽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를 정면으로 거부하지는 않으며 대화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한국에 대해서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통하고 한국은 배제)' 기조로 일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이 비핵화 의제를 포기한다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중국과 관계를 복원하고 러시아와 협력하며 필요한 것을 얻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어려운 회담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며 과도하게 미국과 긴장을 조성해서 힘을 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파격 제안까지는 아니지만 북미 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때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연합훈련 중단"이라며 "일단 그 부분을 이야기했으니, 북한이 원하는 필요조건들을 어느 정도 채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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