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가고 이제야 우는 매미…폭염·열대야 때 울음 그친 까닭은

기사등록 2026/08/17 07:30:00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서구 광주서부경찰서에 심어진 가로수에서 매미가 울고 있다. 2025.07.23.leeyj2578@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한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한풀 꺾이고 기온이 내려가자 뒤늦게 매미 울음소리가 도심에 울려 퍼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야간 최고기온이 떨어지면서 밤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참매미와 말매미의 울음 활동이 다시 활성화했다. 보통 7월 중순부터 8월 초순 사이 절정에 달하던 매미 소리가 올여름에는 기온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 오히려 줄어들었다가 늦더위가 주춤해진 시점에 늘어난 것이다.


이는 매미의 생체 리듬과 활동 가능 기온 범주의 영향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매미는 체온 조절 능력이 없는 변온동물이라 주변 기온에 따라 활동성이 결정된다. 울음에 필요한 근육을 움직이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온이 필요하지만,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어서는 극심한 폭염 속에서는 오히려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울음을 멈춘다.

참매미는 기온이 섭씨 22도에서 27도 사이일 때 가장 활발하게 울고, 말매미는 섭씨 27도에서 30도 안팎에서 주로 소리를 낸다. 올여름처럼 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웃돌고 밤에도 섭씨 25도 이상의 열대야가 지속되면 매미 역시 생존에 위협을 느껴 활동을 정지한다.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법에 심어진 가로수에서 말매미 한 마리가 울고 있다.  말매미는 국내 서식 매미과 곤충 중 가장 크며 배마디와 가운데다리, 뒷다리의 종아리마디에 주황색 무늬를 갖고 있다. 2026.08.05. leeyj2578@newsis.com
매미의 짝짓기 울음은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내는 소리로, 체온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울면 탈수나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사멸할 수 있다. 기온이 적정 범위로 내려온 뒤에야 짝짓기를 위한 본래의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결국 최근 들려오는 매미 소리는 계절의 시계가 늦춰진 것이 아니라, 극심한 더위를 피해 숨죽였던 매미들이 적정 기온을 되찾으면서 벌이는 막바지 종족 번식 활동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짐에 따라 매미의 울음소리가 8월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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