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안 공개
남부권 18원·중부권 15원·수도권 북부 10원↓
호남 산단 팹 4기, 年 7000억 전기료 절감 효과
서울·경기 남부, 제외…용인 클러스터 부담 우려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정부가 영호남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0% 낮출 방침이다. 호남 반도체 산단을 비롯해 철강, 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이 밀집한 지방 산단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기 남부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요금 인하 효과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호남 산단과의 비용 격차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2일 전력 수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연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안'을 공개했다.
현행 ㎾h(킬로와트시)당 약 182원 수준인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을 기준으로 남부권(영호남)은 최대 18원, 중부권(강원·충청)은 최대 15원을 낮추는 게 골자다.
수도권의 경우 남부(서울·경기 남부)와 북부(인천·경기 북부)로 나눴다. 북부는 최대 10원 인하하되 남부에는 유의미한 할인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권역을 나눌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천 등 일부 지역의 반발을 고려해 수도권도 이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송전 비용과 지역별 전력자립도, 지역균형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역별 차등 요금체계 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이번 정부안대로 확정될 경우 최대 수혜처로는 호남 반도체 산단이 꼽힌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팹 4기 가동을 위해 최대 6.3GW(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
공장 가동률을 80%로 가정하고 ㎾h당 18원의 요금 인하를 적용하면 팹에서만 연간 7000억원 이상의 요금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철강, 석유화학 등 전기 다소비 업종도 주요 수혜처로 거론된다.
해당 업종들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전기요금 인하를 요구해왔다.
정부 역시 중국보다 비싼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 공감대를 보여왔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최근 "산업용 전기료가 평균 180원대인데 중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대략 120~140원대 정도"라며 "우리 산업계가 중국과 제조업 경쟁을 거의 전분야에서 하는데 특히 석유화학이나 철강은 굉장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가 지역별 차등요금을 추진하려는 취지도 전력 다소비 산업을 전력 공급 여력이 있는 지방에 유도하는 데 있다.
원전과 태양광 발전이 밀집해 전기가 남아도는 영호남 지역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을 유치해 '지산지소'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지방에 위치한 기존 전통 제조업계의 원가 부담 해소도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입주할 '용인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가 조성 중인 '용인 일반산단'은 사실상 전기요금 인하 혜택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전력 소비가 집중된 서울·경기 남부에는 사실상 요금 인하를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도 전력 다소비 업종인 만큼 용인 클러스터와 호남 산단 간 상당한 요금 부담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달 말 공청회에서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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