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력 항의에 러 외무부 "뻔뻔스러운 간섭…모욕적"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쿠릴열도) 이투루프섬(일본명 에토로후) 방문에 대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의 발언은 터무니없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당국자들은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어느 지역을 방문할 수 있을지를 간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우리는 이러한 발언을 정치적으로 근거가 없고 모욕적이며 법적으로 무효인 것으로 보고 단호히 거부한다"고 비난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최근 발언은 일본의 근시안적인 정책과 러시아에 점점 더 대립각을 세우는 태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고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우크라이나 정권에 군사·기술적 지원을 포함한 조력을 제공함으로써 러일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는 러시아와 책임 있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공들여 구축해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와 미하일 미슈스틴이 대통령·총리 재임 중 5차례 찾은 적이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모테기 외무상은 즉각 성명을 내고 "에토로후를 포함한 북방영토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의 고유 영토"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도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방영토는 역사적·국제법상으로 일본 고유 영토"라며 "방문은 일본 내 대(對)러시아 여론을 한층 더 약화시키고 중기적인 관계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고 규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방문 의향을 밝힌 이래 (일본은) 러시아 측에 방문하지 말 것을 계속 요청해왔다"며 이날 방문이 양국간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일본과 러시아는 러시아 사할린과 일본 홋카이도 사이에 있는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쿠나시르, 이투루프, 하보마이 군도, 시코탄)을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1855년 시모다 조약(일러 통상조약), 1875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조약(사할린(카라푸토)-쿠릴 교환 조약)에 따라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이 일본 영토로 확정됐다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1945년 얄타협정,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등 국제법에 따라 당시 소련에 귀속됐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이 섬들을 실효 지배하고 있기도 하다.
영유권 분쟁은 양국 간 평화조약 체결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양측은 1956년 전쟁 상태를 종식하는 공동선언에 서명했지만, 정식 평화조약은 체결하지 못했고, 러우전쟁 등 여파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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