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스마트기기 사용 관련 대토론회
중학교, '수업 전 일괄 수거' 73%로 가장 높아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본청에서 학생, 교원, 학부모,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 관련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진권 구현고 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개정 초·중등교육법은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한편 교내 사용·소지의 구체적인 제한 기준과 방법을 학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며 "법은 '무엇을 금지할지' 큰 틀만 제시하고 '학교에서 어떻게 운용할지'는 학교 구성원 합의에 맡긴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장은 "스마트기기 제한 최종 목표는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교원의 교육활동 보장"이라며 "그 수단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초·중·고 현황을 보면 1311개교 중 등교 시 소지·사용을 허용하되 별도 수거 없이 수업 중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872개교·6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업 전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는 학교가 378개교·28.8%로 두 번째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뒤로 수업 시간에만 수거하는 학교 36개교·2.8%, 등교 시 아예 소지를 허용하지 않는 학교 20개교·1.5%, 사용에 관한 별도 공지가 없는 학교 5개교·0.4% 순이었다.
정 교장은 "대다수 학교는 물리적 수거라는 강한 통제가 아니라 '공지와 지도'라는 완화된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서울 학교 현장은 이미 다양한 스펙트럼 위에 분포해 있으며 획일적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학생의 발달단계와 학교문화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초등학교는 소지를 허용하되 수업 중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이 574개교·95%로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는 수업 전 일괄 수거 방식 비중이 284개교·73%로 가장 높았다. 고등학교는 소지를 허용하되 수업 중 사용만 제한하는 방식이 206개교·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 교장은 "이같은 편차는 발달 단계와 자기조절 역량의 차이를 반영한 현장의 합리적 적응"이라며 "대토론회 과제는 '어느 방식이 정답인가'가 아니라 '우리 학교 구성원은 어떤 절차를 거쳐 우리에게 맞는 규칙을 만들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참석자들은 스마트기기 수거 및 사용 제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잠신고 최온우군은 "스마트기기가 수업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분명한 제한과 제재가 필요하지만 태블릿PC, 노트북처럼 이미 수업과 자율 학습에 깊이 활용되고 있는 기기까지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침해할 수 있다"며 "스마트기기 규정은 기기 종류만이 아니라 실제 사용 목적을 기준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일중 김강우군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며 디지털기기 활용 수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정도만 규제한다면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와 상호작용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욱 방학중 교사는 "일부 학교에서는 등교 시 일괄 수거 대신 가방 속에 전원을 끄고 보관하게 하거나 학생이 자율적으로 보관함에 넣도록 하는 부분적 제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아직 충동 조절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 나이대 학생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유혹이고 학교는 그 유혹 속에 학생들을 방치해 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교사들은 수업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몰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학생을 적발하고 실랑이하는 데 소모하게 된다"며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면 적어도 학교에서는 학생과 스마트기기를 물리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척고 학부모 서동규씨는 "교내 스마트기기 전면 수거는 학생 학습권과 교사 수업권을 보호하고 안전하고 공정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다만 긴급 연락이나 교육활동 등 필요한 상황에는 예외 규정을 마련하고 보완책을 함께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화초 학부모 고지현씨는 "무조건적인 강제수거 방식보다는 교내 스마트폰 자율 점검표를 만들어 위반 시 단계적 절차를 밟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되, 단순히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습관을 기르는 인성 지도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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