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가설 세우고 로봇이 24시간 실험…'자율실험실' 국가 협의체 출범

기사등록 2026/08/11 10:01:48 최종수정 2026/08/11 11:10:24

실험 장비·로봇·AI 연계해 연구기간 수년→수개월 단축 기대

삼성종기원·SK하이닉스 등 기업 50곳, 대학·연구기관 30여곳 참여

K-문샷 핵심 인프라로 활용…데이터·표준·실증 전주기 협력

[창원=뉴시스]한국재료연구원(KIMS) 재료데이터·분석연구본부 이호원 박사 연구팀이 사람 대신 AI가 실험하는 자율 실험실 'KIMS 오토노머스 랩'을 개발했다. 사진은 인간의 개입 없이 인장시험을 수행하는 로봇 팔 활용 자동 인장기.(사진=한국재료연구원 제공) 2025.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인공지능(AI)이 가설을 세우면 로봇과 실험장비가 사람의 개입 없이 24시간 실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가 학습하는 '자율실험실' 구축에 산·학·연이 힘을 모은다. 연구기간을 기존 수년에서 수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연구 플랫폼을 국가 차원에서 확산하기 위한 첫 협의체가 출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서울 엘타워 오르체홀에서 '자율실험실 산·학·연 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자율실험실(Self-Driving Lab·SDL)은 실험 장비·로봇·AI를 하나로 연결해 사람의 개입 없이 실험을 자동으로 반복 수행하는 차세대 연구 플랫폼이다.

24시간 중단 없이 실험을 진행하고 방대한 실험 조건을 동시에 탐색할 수 있어 연구 속도를 기존 수년에서 수개월 수준으로 단축하고 재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현재 소재·바이오·제약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유럽 등 주요국도 국가 차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AI 가설 세우고 로봇이 검증…K-문샷 핵심 인프라

자율실험실은 정부가 추진 중인 'K-문샷'의 핵심 기반으로도 활용된다. K-문샷은 AI를 활용해 연구 생산성을 높이고 국가적 미션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자율실험실에서는 AI가 생성한 가설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가 학습해 새로운 가설을 도출하는 '가설-실험-분석-재가설'의 폐루프(closed-loop) 연구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과학기술 연구의 속도와 질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소재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자율실험실 도입 수요가 늘고 있다. 다만 관련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고 장비·데이터·운영 표준 등이 기관마다 달라 개별적으로 구축된 자율실험실을 서로 연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업 50곳·대학·연구기관 30여곳 참여…표준부터 민간 확산까지

이번에 출범하는 협의체는 정례회의와 연례 콘퍼런스 등을 통해 관련 정책 의제를 발굴한다. 이를 통해 자율실험실 기술 개발부터 인프라 공동 활용, 데이터 축적, 표준·인터페이스 정립, 실증·확산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학·연·관 협력 플랫폼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위원장은 자율실험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정유성 서울대학교 교수가 맡는다. 국가과학AI연구센터(NAIS)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공동 간사로 운영을 지원한다.

협의체는 ▲자율실험실 기술·플랫폼·표준 정립 ▲레퍼런스 자율실험실 구축 등 연구·운영체계 마련 ▲수요기업 실증 및 민간 확산 등을 핵심 임무로 추진한다. 파크시스템스·에이치비솔루션 등 공급기업과 삼성종합기술원·SK하이닉스 등 수요기업을 포함한 기업 50곳, 30여개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며, 향후 참여기관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황금숙 KBSI 원장 직무대행은 "KBSI의 연구장비 운영·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실험실 공통 운영체계 및 표준 마련, 연구현장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유용균 NAIS 센터장은 "자율실험실에서 생산되는 데이터가 AI 학습으로 곧바로 이어지도록 데이터 축적·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국가 차원의 AI 학습 자산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학·연 전문가 400여명 집결…장비·AI 기업 매칭도

이날 출범식에는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을 비롯해 자율실험실 분야 산·학·연 전문가와 국산 장비·AI 플랫폼 기업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협의체 출범 공동선언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자율실험실 연구 현황 발표, 산·학·연 정책 제언, 패널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국내 자율실험실 관련 장비·AI 기업의 전시 부스와 수요기업-연구자-장비기업을 연결하는 1대1 매칭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자율실험실은 K-문샷 등 국가적 미션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과학적 발견과 검증을 가속화하는 데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와 출연연, 대학, 산업계가 국내 자율실험실 생태계 구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정책·제도적으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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