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주일 새 2107건 증가…절반이 강남3구
강남 481건·서초 468건·송파 116건 늘어
고가 1주택 보유세 부담↑…"매물 출회 압박"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2000건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가분의 절반이상이 강남3구에 집중되면서, 고가·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 확대에 민감한 지역부터 매도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2516건으로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 6만409건보다 2107건(3.4%) 증가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매물이 1065건 늘어 서울 전체 증가분의 50.5%를 차지했다. 세제 개편 이후 서울에서 새로 늘어난 아파트 매물 두 건 가운데 한 건이 강남3구에서 나온 셈이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9453건에서 9934건으로 481건(5.1%) 늘어 전체 자치구 가운데 늘어난 가장 컸다. 서초구가 7630건에서 8098건으로 468건(6.1%) 증가해 뒤를 이었고, 송파구는 5099건에서 5215건으로 116건(2.3%) 늘었다.
강남3구 외에도 고가 주택이 밀집한 용산구의 매물이 1744건에서 1823건으로 79건(4.5%)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성북구가 1474건에서 1578건으로 7.0% 늘어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이처럼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난 이유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고가주택의 보유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3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보다 주택 가액 중심으로 바꾸고, 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 혜택을 차등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라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아진다.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높아지고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로 상향된다.
고가 주택에 대한 종부세율도 오른다. 과세표준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 구간의 세율은 현행 1.0%에서 내년 1.3%로, 12억원 초과~25억원 이하 구간은 현행 1.3%에서 내년 1.5%, 2028년 2.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실거주 1주택자라도 주택 가격이 높은 강남권에서는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에 거주하는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1809만원에서 내년 2763만원으로 52.7%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주택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하지 않을 경우에는 기본공제 축소까지 겹쳐 보유세가 3318만원으로 올해보다 83.4%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개편이 과거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높였던 것과 달리 고가 1주택자의 보유비용도 직접적으로 높이는 만큼 강남권 주택의 매물 출회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이번 세제 개편은 강남 주요지역의 고가·비거주 주택을 정조준한 핀셋 규제"라며 "고가 1주택자 중 특히 비거주자의 보유비용이 가중되고, 이는 강남권 핵심지역의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도차익이 20억~30억원 전후로 큰 고가주택 장기 거주자는 장기거주소득공제가 적용되기 전인 2027년 내 매도를 고민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세제 개편 시행 전 매도하기 유리한 시기가 2027년에 집중돼 막판 매물 출회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제 개편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매물이 단기간에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집주인마다 보유기간과 거주 여부 등에 따라 유리한 매도 시점이 다른 데다 매각 대신 실거주 전환이나 증여를 선택할 수도 있어서다.
남 연구원은 "강남 주요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 출회는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규제인 만큼 매물 출회 시기가 분산되고, 매물 부족에 따른 대기수요도 있어 매매가격 급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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