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체리·립모터 유럽서 세 자릿수 성장
현대차·기아 점유율 7.4%로 0.5%p↓
현대차 주춤·기아 선방…엇갈린 성적표
아이오닉3·EV 시리즈로 소형 EV 공략
인센티브 유지하며 中 가격공세에 맞불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미국의 높은 무역 장벽에 막힌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으로 빠르게 영토를 넓히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일본 업체들을 처음으로 추월한 데 이어 전기차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현대자동차·기아도 유럽 시장 방어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8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723만20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특히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BYD는 상반기 유럽에서 17만414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45.5% 증가했다. 체리자동차는 15만5800대로 305.8% 급증했고, 립모터도 5만6005대를 판매하며 558.3% 성장했다.
중국차의 약진은 전기차 시장 확대와 맞물려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의 순수전기차(BEV) 신규 등록은 122만890대로 집계됐다.
전체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5.6%에서 올해 20.7%로 5.1%p 상승했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이미 압도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1300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팔려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0대 중 6대를 차지했다.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 가운데 중국 비중도 약 75%에 달했다.
미국 시장 진입이 높은 관세와 규제로 사실상 제한된 상황에서 유럽은 중국 업체들의 핵심 해외 격전지로 부상 중이다.
EU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10% 관세와 별도로 중국산 전기차에 BYD 17%, 지리 18.8%, SAIC 35.3% 등의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신차 출시를 앞세워 유럽 내 판매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현대차·기아에도 유럽 시장 수성이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 업체들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외형을 키운 반면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유럽 판매량은 53만4525대로 전년 동기보다 0.8% 감소했다.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이 같은 기간 6.1%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7.4%로 전년보다 0.5%p 낮아졌다.
브랜드별 분위기는 엇갈린다. 현대차는 상반기 유럽에서 24만3828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8.7% 감소한 반면 기아 판매량은 29만697대로 6.9% 증가했다.
기아가 EV3·EV4·EV5 등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늘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소형 전기차 수요 확대에 맞춰 올해 하반기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3'를 유럽에 투입한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브랜드로 B세그먼트급 소형 전기차를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유럽은 골목길과 도심 주행 비중이 높아 소형차 선호가 강한 시장이다.
중국 업체들도 저가형 소형 전기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아이오닉3의 초기 안착 여부가 현대차의 하반기 유럽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기아는 EV2부터 EV3·EV4·EV5·EV6·EV9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풀라인업'을 앞세운다. 이를 통해 2030년 유럽에서 연간 74만6000대를 판매하고 이 가운데 66%를 전기차로 채운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도 피하지 않고 있다. 수익성에 일부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도 유럽 지역에서 공격적인 인센티브 전략을 펼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미국 대신 유럽에서 가격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하반기 소형 전기차 시장이 현대차·기아의 유럽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아이오닉3와 EV2 등 유럽 전략형 신차가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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