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주택 세금 인상 폭 예상보다 커…매물 출회 압력"

기사등록 2026/08/03 19:00:19 최종수정 2026/08/03 19:03:42

비거주 주택 보유세·종부세·양도세 부담 모두 ↑

"장기 보유 동인 줄어…갈아타기 주기 빨라질 것"

"소형·차하위 지역 수요 이동…가격 하락 제한적"

"세 부담 전월세 임차인 전가 우려…매물도 제한"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에도 서울 핵심 지역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대표 고가 주택 밀집지역인 강남·서초·여의도 일대 주요 대장주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전용 182㎡는 지난 7월 4일 112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이 3개월 전인 4월 29일에 110억원에 거래됐는데 이 보다 2억5000만원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78㎡는 지난 13일 98억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3월 기록한 같은 면적 직전 최고가 95억원보다 3억원 오른 가격이다.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6.07.2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정진형 이종성 기자 = 정부가 시가 40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특히 비거주 주택에 대한 조세 부담을 최대 5배까지 강화하는 골자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주택 매물이 일부 풀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시가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이 다주택 수준으로 인상된다.

특히 1세대 1주택 비거주자의 종부세 부담은 현재 부담하는 수준보다 최대 5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가령 10년간 시가 20억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한 60세 A씨의 경우 세액공제율을 20%로 제한했을 때 종부세가 현행 27만원에서 2027년 114만원, 2028년 152만원으로 늘어난다. 시가가 70억원일 경우 현행 937만원에서 2027년 2879만원, 2028년 4480만원으로 급등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도 '거주기간'에 따른 공제로 전환돼 비거주자에 대한 혜택이 크게 줄어든다. 공제 한도도 단계적으로 축소돼, '똘똘한 한 채'를 장기간 보유하면서 세를 주는 것보다 실거주할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절세에 유리한 구조로 재편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과세표준 6억원 이하 지역, 즉 시세가 약 31억원 이하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일부, 서울 한강벨트, 경기남부 주요 인기지역이 '절세가 가능한 똘똘한 한 채'로 새롭게 인식돼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보유할 동인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물 출회 주기가 짧아지고 매물이 증가하는 등 갈아타기 주기 자체가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예상했던 것보다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 폭이 크다. 강남 등 초고가 대형평수는 보유세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장기보유 및 거주로 양도 차익이 큰 경우 양도세 차이도 있어서 시간을 두고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고가 소형평수 또는 차하위지역으로 수요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지난 5월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도를 유도하는 등 '퇴로'를 여는 방안이 포함됐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집을 팔고 지방으로 이주하면 양도소득세를 2027년 50%, 2028년 30% 감면하는 혜택도 담겼다. 이 역시 매물 출하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1세대 1주택자는 시가 약 20억원까지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된다. 다만 시가 약 20억원을 넘으면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진다. 실거주자도 시가 약 34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부터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인상 영향으로 현행보다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내년 시장의 '매물 증가' 효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다주택자 중과 완화가 시행되며 다주택자와 고령층 이주 수요가 맞물려 현재보다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세금 부담이 커지는 고가 다주택자, 자동말소 등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둔 사업자, 강남권 등 주택을 장기 보유한 고령 다주택자, 지방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투자자 외에도 지방 이주 감면 혜택을 노린 일부 65세 이상 고령 1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매도가 일부 늘어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서울 등 공급(준공)이 부족한 핵심지역에서는 가격 하락 효과까지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실제 지방 이전 수요가 얼마나 발생할지는 미지수이며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주택 매물이 시장에 충분히 풀리기 보다는 늘어난 세 부담이 전·월세 임차인에게 전가되고 전세 매물 자체가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주택자에게는 매각 외에 입주라는 선택지가 있고, 상급지 한 채일수록 매도보다 입주를 택할 것"이라며 "매매시장에 매물이 제한적으로 출회되면서 임대차시장에서는 매각과 입주로 인한 전세 매물 회수되는 형태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는 "임차인들의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늘어난 보유 부담을 '월세'라는 현금 흐름으로 회수하려는 임대인의 행동 변화가 실제로 전가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도 "종부세 부담 증가는 일부 임대시장에서 월세·반전세 전환이나 신규 임대료 상승 등 조세 전가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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