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저PBR이면 '장기 주가 누르기' 추정
중복상장 등 이후 주가 30% 급락시 단기 누르기 해당
국세청 심의 거쳐 판단…납세자 입증시 현행 방식 유지
자사주 과세, 자본거래로 통일…생맥주 주세 감면 종료
주가 누르기가 의심되는 기업은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현행 4개월 평균 주가 대신 최대 6년6개월간의 주가를 다시 따져 주식 가치를 평가받는다.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춘 것으로 판단되면 과거 주가를 반영해 평가액을 높이고, 그만큼 상속·증여세도 더 물린다.
재정경제부는 3일 이형일 1차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현재 상속하거나 증여한 상장주식의 가치는 평가 기준일(상속·증여일) 전후 2개월씩, 모두 4개월 동안의 종가 평균으로 계산한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 등이 상속이나 증여를 앞두고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의도적으로 미루거나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통해 주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경우 실제 기업가치보다 낮은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상속·증여세가 매겨져,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의도적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정부는 주가 누르기를 장기간에 걸친 경우와 단기간에 이뤄진 경우로 나눠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장기 주가 누르기는 최근 6년 연속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권에 머문 경우다. PBR은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 가치에 비해 어느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눠 계산한다.
코스피 상장사는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상장사는 하위 10%가 기준이다. 업종은 모두 11개로 나뉜다.
단기 주가 누르기는 최근 1년간 중복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가 있었고, 상속·증여 당시 주가가 이전 6개월·1년·2년·3년간의 평균 주가보다 30% 이상 낮아진 경우다.
가령 상속·증여 당시 주가가 7000원인데 이전 6개월·1년·2년·3년간 평균 주가가 각각 1만원이라면, 당시 주가가 과거 평균보다 30% 낮은 만큼 단기 주가 누르기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요건을 충족했다고 곧바로 주가 누르기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심의하고, 납세자가 주가를 일부러 낮춘 것이 아니라고 입증을 하지 못할 경우 확대된 평가기간을 적용해 주식 가치를 다시 산정한다. 입증할 경우에는 현행 평가 방식을 유지한다.
먼저 장기 주가 누르기로 판단되면 현행 평가기간 말일부터 거슬러 올라가 6개월·1년·2년·3년·4년·5년·6년·6년6개월간 종가 평균을 각각 계산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금액과 현행 평가액을 30% 높인 금액을 비교해 더 큰 금액을 주식 평가액으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현행 방식으로 평가한 주식 가치가 100억원이라면 그 1.3배인 130억원이 비교 기준이 된다.
과거 6개월부터 최대 6년6개월까지 기간별 평균 주가를 각각 계산한 금액 가운데 가장 높은 값이 140억원이라면 140억원을, 모두 130억원보다 낮다면 130억원을 적용한다.
단기 주가 누르기에 해당하면 현행 평가기간 말일부터 소급해 6개월·1년·2년·3년간 종가 평균을 각각 계산하고, 이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주식 가치를 다시 평가한다.
상속·증여 직전에 급격히 낮아진 주가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이전 주가 수준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자기주식에 매기는 세금 기준도 바꾼다. 지난 3월 개정된 상법이 자기주식(자사주)을 회사의 자본으로 보도록 한 데 맞춰, 세금도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가 아닌 자본거래로 일관되게 처리한다.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의 의결권과 배당권을 제한하고, 취득 후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했다. 처분할 때는 신주를 발행하는 절차를 따르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존에는 회사가 자기주식을 팔아 얻은 이익을 자산거래로 보고 법인세를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자본거래로 보고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또 현재는 회사가 소각을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사들이면 주주가 받은 대가를 의제배당으로 보지만, 처분을 목적으로 취득하면 주주의 양도차익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회사가 자기주식을 사들이는 목적과 관계없이 모두 자본거래로 보고 주주에게 의제배당 과세를 적용한다.
의제배당은 회사가 실제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주주가 회사의 자본을 돌려받아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경우 이를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아울러 지주회사를 세우기 위해 주식을 넘기면서 발생한 양도차익은 세금 납부를 미뤄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해당 주식이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로 바뀐 뒤 소각되더라도 세금을 바로 내지 않고 계속 미룰 수 있다.
◆생맥주 주세 20% 감면 종료…해외 납부 추가세는 법인세에서 공제
또 정부는 생맥주 주세를 20% 깎아주는 한시적 제도를 올해 말 종료한다.
정부는 맥주 과세 방식이 가격 기준에서 출고량 기준으로 바뀌면서 생맥주의 세 부담이 캔맥주나 병맥주보다 많이 늘자 한시적으로 세율을 낮춰왔다. 이후 일몰을 여러 차례 연장했지만 이번에는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이중과세 부담을 줄이는 조치도 추진한다.
다국적기업이 해외에서 세제 감면을 받아 실제 세율이 15%보다 낮아지면 현지 국가가 부족한 세금만큼 추가로 걷을 수 있다.
정부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이 같은 적격소재국추가세를 냈다면 국내 법인세를 계산할 때 외국납부세액으로 인정해 공제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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