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좌표 기반 허위 이미지 손쉽게 생성
구글 "더 강력한 안전장치 마련할 때까지 중단"
OSINT·언론 "정보 검증 체계 흔들릴 수도"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사실 검증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구글어스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허위정보의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좌표와 위성·항공사진을 기반으로 사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짜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전쟁과 재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가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위성·항공사진 위에 AI로 가상의 건물이나 지형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공개 하루 만에 중단했다. 회사는 향후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기능을 다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사례는 신뢰도 높은 지도 서비스와 생성형 AI가 결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당초 이용자들이 과거의 도시를 복원하거나 미래 모습을 상상하는 등 창의적인 용도로 기능을 활용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오픈소스 정보(OSINT) 연구자와 기자들은 이 기능을 이용해 이란의 원자력발전소, 가자지구의 폭격당한 병원, 침수된 도시, 대형 산불, 치명적인 교통사고 현장 등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위성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구글어스가 기자와 정부, 연구기관 등이 사건을 검증하는 데 활용해온 대표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한다. 구글어스 자체가 '사실의 기준선'으로 인식되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생성된 가짜 이미지도 실제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조사 전문가 헹크 판 에스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위조 이미지는 그 자체만으로 완벽하게 설득력 있을 필요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미지와 동일한 조명과 촬영 각도, 색감을 구현해 진짜 사진 속에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AI 생성 이미지에 디지털 워터마크를 삽입했다고 설명했지만, 단순한 화면 캡처만으로 일부 AI 탐지 도구를 우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 같은 스크린샷 공유가 정책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NYT는 구글어스가 2014년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격추 사건 당시 러시아가 제시한 조작 위성사진의 허위를 밝혀내는 데 활용됐던 사례도 소개했다. 당시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은 구글어스 이미지를 토대로 러시아의 주장을 반박했으며, 이는 구글어스가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검증 도구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NYT는 "허위정보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뢰받는 플랫폼에서 만들어지는 허위정보가 등장했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생성형 AI와 지도 서비스의 결합이 새로운 정보 검증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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