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반성문·공탁금 제때 내지 않은 변호사들…法 "배상 책임"

기사등록 2026/08/01 12:04:12

법원 "선량한 주의 의무 위반"…300만원 배상

[서울=뉴시스] 형사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이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고 공탁금을 늦게 납부해 재판에 반영되지 않게 했다는 이유로 의뢰인에게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뉴시스DB). 2026.08.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형사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이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고 공탁금을 늦게 납부해 재판에 반영되지 않게 했다는 이유로 의뢰인에게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2부(부장판사 곽형섭·전서영·양형권)는 최근 A씨가 유죄가 확정된 자신의 형사 사건을 수임했던 변호사 B·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어 변호사 2명이 함께 A씨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한 것이다.

앞서 A씨는 2023년 7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후 다음 해 3월 B씨와 C씨를 선임했다.

A씨는 2024년 5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했고, 검찰과 A씨 양측이 항소를 제기한 가운데 분쟁의 단초가 되는 일이 벌어졌다.

A씨 측과 변호인들은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법원에 공탁금을 납부하기로 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2024년 10월 "피해자와의 합의 등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A씨의 실형을 유지했다.

공탁금 1000만원이 선고 이틀 전에야 법원에 납부됐고, 그 통지서는 선고를 한 후에 항소심 재판부에 접수됐던 것이다. 선고 전날은 임시공휴일이었다.

변호인들은 A씨가 작성한 반성문, 부친이 작성한 탄원서도 받았으나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A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024년 11월 상고기각 결정을 내렸다.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상고하려면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돼야 하므로 적법하지 않은 상고라는 것이다.

이에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위자료 5000만원을 물어 내라는 소송을 냈다.

민사소송의 1심은 A씨 측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했고 최후진술을 한 점 등을 고려해 변호인들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변호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된다"며 "A씨가 양형에 관한 실질적 판단을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됐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B씨 등은 채무불이행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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