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들, 국가·부산시 상대 손배소 일부 승소

기사등록 2026/07/31 13:29:46

수용 기간 따라 2100만원부터 2억8700만원

法 "공권력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위법성 커"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 = 부산 형제복지원에 수용돼 가혹행위,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8억1200만원을 배상받게 됐다. 사진은 경찰에게 수용 의뢰된 부랑인이 형제복지원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진실화해위 제공) 2026.07.3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부산 형제복지원에 수용돼 가혹행위,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8억1200만원을 배상받게 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정용신)는 지난달 25일 부산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피해자인 김모씨 등 4명이 국가와 부산광역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씨 등은 총 11억800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총 8억1200만원만 인용했다.

김씨 등은 수용 기간에 따라 ▲약 33개월 2억3100만원 ▲약 39개월 2억7300만원 ▲약 41개월 2억 8700만원 ▲약 3개월 2100만원 등 배상이 인정됐다.

형제복지원은 지난 1960~1992년 운영되며 부랑인으로 분류된 사람들을 강제 수용해 강제노역·폭행·가혹행위·사망·실종 등을 겪게 한 기관이다.

당시 내무부 훈령 및 사회 통제적 부랑인 정책 등을 근거로 공권력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8월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1975년 내무부가 발령한 '부랑인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 위헌, 위법해 무효임이 명백하다"며 "해당 훈령 발령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영장에 의하지 않은 부랑인 단속 및 형제복지원과의 위탁계약을 통한 강제 수용 등을 통해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사무를 위임받아 처리한 위임 사무에 불과하고, 당시 비용부담자의 지위에 있지 않아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부산시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산시가 1962년께부터 자체적으로 재생원을 운영하다가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조례를 만들었고, 1973년 자체적으로 걸인, 부랑아를 각 구청, 경찰서가 단속해 보호시설에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한 점을 지적했다.

또 부산시가 1975년 12월 내무부 훈령이 발령되기 이전인 같은 해 7월부터 형제복지원과 위탁계약을 체결한 점을 들어 "부산시는 부랑인 단속과 수용시설에 관한 정책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시행하기 전부터 선행해 추진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무원의 선임, 감독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하더라도 사무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출한 부산시도 국가와 공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소멸시효가 모두 완성됐다는 국가와 부산시의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씨 등은 형제 복지원에 감금, 수용돼 구타 등 가혹행위 또는 강제 노역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해당 불법행위는 공권력의 적극적인 개입이나 허가, 지원, 묵인 하에 장기간 이뤄진 중대한 인권침해고,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해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억제, 예방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이에 국가와 부산시가 김씨 등에게 발생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공동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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