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룡'이 되는 경찰, 견제는 어떻게

기사등록 2026/07/31 12:33:33 최종수정 2026/07/31 12:35:42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검찰 제도가 폐지된 이후 새로운 사법 체계를 뒷받침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법안은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될 전망이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검찰개혁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그간 검찰 권한을 줄이는 데 국회 논의가 집중되면서, 확대된 경찰 수사권을 어떻게 견제하고 사법적으로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에는 검사가 해당 사건을 맡은 경찰관에게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다른 수사관서나 수사기관을 지정해 다시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검사가 수사권을 남용한 경찰관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고, 피해자 등의 권리 보호를 위한 이의신청 범위도 확대됐다.

그러나 이 규정들이 경찰 수사를 견제할 장치로 충분하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건을 다른 수사관서로 재배당하더라도 기존 수사팀의 기록을 토대로 처음부터 다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지연된 사건의 실체 파악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사의 징계 요구가 있어도 실제 징계 여부와 수위는 경찰이 결정한다. 형소법이 2021년 개정됐을 때부터 존재하는 조항이지만, 현실에서는 직무배제나 징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건관계자의 이의신청 권한을 늘린 건 고무적이나, 결국 피해자가 직접 자신의 권리 구제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책임을 일반 국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입법 과정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대법원은 국회에 제출한 검토 의견에서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와 조건부 구속제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에 대한 법원 통제라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완벽한 해답은 아닐 수 있다. 그래도 해당 방안에 대한 충분한 숙의조차 없었던 것은 아쉽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여당 일각에서도 일부 범죄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거나 특정 분야에서 전건 송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최종안에는 담기지 못했다. 검찰의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겨두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컸다.

수사권이 한 기관에 집중될수록 이에 대한 부작용을 막을 장치는 더 촘촘해야 하는 법인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특히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2000여명 수준이었던 검찰에 비해 경찰은 전국 14만명에 달한다. 개인의 양심이나 조직의 자정 노력에 기대기에는 너무 큰 조직이다. 지금도 직무 관련 범죄로 월평균 2~3명의 경찰이 재판에 넘겨지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로 '향찰' 문제나 피의자와의 유착 사건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개혁은 끝났을지라도,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다듬는 일은 한참 남았다. 감찰 기능 강화와 인사 제도 개선은 물론,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견제할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논의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