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추가 금리인상 기대 낮춰
30년 기대인플레이션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상승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시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자제하는 전략을 택하면서 연준의 신뢰도를 흔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기 국채금리는 전날 급등한 뒤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기지와 기업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태를 유지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평균 모기지 금리는 거의 1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도 전날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보합세를 보였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향후 경제 전망 가이던스가 시장에 먼저 반영되지 않을 때, 즉 금융시장이 '여과되지 않은(unfiltered)' 상태일 때 투자자들의 실제 경제 인식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이던스가 줄어들면 시장은 여전히 연준의 정책을 예상해 움직이겠지만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를 대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정부와 기업, 가계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연준이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금융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연준 위원 3명은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후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후 장기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앨런 맥나이트 리전스은행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확신을 시장이 갖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시장 반응이 워시 의장이 의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은 최근 장기금리 상승이 시장 금리를 끌어올려 연준의 긴축 효과를 일부 대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장기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성장 기대와 재정 적자 확대 우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완화돼 중동산 원유 공급이 늘어나면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력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러스 브라운백 블랙록 글로벌 채권 부문 부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 반응은 워시 의장이 원했던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연준이 물가 대응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 발언 이후 투자자들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고,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도 반영됐다.
시장의 30년 기대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손익분기 금리는 전날 하루 상승폭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6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레어 슈웨도 US뱅크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에 대해 더 큰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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