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직급 내려놨다"…목포서 속내 들은 식약처장

기사등록 2026/07/31 11:22:48

식약처, 전남 목포서 힐링일터 진행

'폭싹 풀었수다'에 담긴 솔직한 소통

'간부모시기' 등 민감한 주제도 나눠

[서울=뉴시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전남 목포에서 힐링일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사진=식약처 유튜브) 2026.07.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지난 3일 오전 전남 목포의 한 공간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직원들이 마주 앉았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직원들은 실명 대신 가명을 사용했고, 직급과 소속을 드러내지 않은 채 업무 현장의 고민과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름을 대신한 것은 제주 배경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등장인물 이름이었다. 직급이나 조직 내 관계에서 오는 부담을 줄이고 보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식이었다.

31일 식약처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전남 목포에서 힐링일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힐링일터는 업무와 휴식을 병행하는 근무 형태로, 민간에서는 워케이션(워크+베케이션)이라는 용어로 활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직원들의 재충전과 업무 만족도 향상을 위해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통상 각 부서에서 참가 희망자를 받아 진행한다.

다만 이번 목포 일정은 기존 운영 방식과 달랐다. 민원 대응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과 성과 우수 직원 27명을 대상으로 별도 운영됐으며, 업무 과정에서 느낀 애로사항과 조직문화에 대한 의견을 듣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일정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오유경 식약처장이 직접 목포를 찾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폭싹 풀었수다'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는 간부가 주도하는 업무보고 형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참여자는 입사 10년 이내 직원 7명으로, 나이와 직렬, 직급을 구분하지 않고 선정됐다.

이날 대화에서는 업무 환경과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공직사회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간부 모시는 날' 문화도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간부 모시는 날'은 과장·국장 등 간부급 공무원의 식사 비용 등을 하위 직원들이 부담하는 관행을 뜻한다. 최근에는 사회 변화와 함께 퇴출이 필요한 조직문화 사례로 지적돼 왔다.

이날 참석한 한 직원은 "간부 모시기가 역사 속 이야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제는 사라진 문화"라고 말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거의 공룡 시대를 얘기하는 것 같다'고 했다"며 "괜한 걱정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식약처장은 "이렇게 수다를 떠는 것이 비타민인 것 같다"며 "다음에는 본명으로 한번 뵙겠다"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갔다.

식약처 안팎에서는 이번 목포 힐링일터는 단순한 재충전 프로그램을 넘어, 직원들이 평소 업무 현장에서 느낀 고민과 조직문화 개선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소통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는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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