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수요 느는데…주가 '저평가' 판단
대규모 주주환원 언급 없어 주주 반발 거세
신속한 매수 위해 공시의무 없는 범위 맞춰
최 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주식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직접 주식을 매수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신속하게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최 회장이 장내 매수를 통해 보통주 362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 132만2000원 기준으로 47억8564만원 규모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SK스퀘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반도체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으로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주식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5일 298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급락해 전날 13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지난 29일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전장 대비 9.61% 급락한 14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되레 하락세를 이어가자 직접 매수를 통해 시장에 '저평가'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도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주가는) 우상항으로 간다"며 "당장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냥 갖고 있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열린 SK하이닉스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은 특별배당 실시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질문을 쏟아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9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자 주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영향으로 내달 4일까지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할 수 없다.
미국 증권법 시행규칙에 따라 공모일 이후 25일간 투자설명서 교부 의무가 적용되는데 이에 따라 내달 4일까지 투자설명서에 없는 중요 정보를 공개하면 소송 가능성 등이 있어 대규모 주주환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주 환원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최 회장이 직접 주식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 회장은 신속하게 시장에 책임경영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매입 금액을 50억원 이하로 맞췄다.
50억원 이상 주식 거래 시 적용되는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 제도'를 고려해 공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실상 최대 규모를 매수한 것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상장사 임원과 주요 주주 등이 50억원 이상 또는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을 거래할 경우 거래 계획을 30일 전에 미리 공시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번 주식 거래 규모는 현행 제도상 별도 사전 공시 없이 집행할 수 있는 최대 범위에 해당한다"며 "결과적으로 책임경영 의지를 신속히 시장에 전달하면서도 현행 제도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준수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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