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공격·이라크 공습·이집트 드론
미·이란 충돌에 친이란 세력 가세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미국·사우디의 이라크 공습, 이집트 지중해 연안 드론 공격 등이 잇따르면서 전쟁이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전개되는 양상이다.
겉으로는 각각 독립된 사건처럼 보이지만, 모두 미국과 이란의 대립에서 비롯된 연쇄 충돌이다. 이란은 역내 친이란 무장세력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미국은 아랍권 동맹국과 주둔 병력을 중심으로 대응하면서 긴장이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분쟁의 중심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이 해협은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해상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였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며 미국이 관리하는 오만 연안 대체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을 공격해 왔다.
이에 미국은 국제 항로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란을 공격했고, 이란은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 미군이 주둔한 국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최근 몇 주간 이어진 교전으로 양측의 잠정 휴전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란은 미국과의 제재 완화 협상보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전선은 홍해로도 확대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홍해, 수에즈 운하를 잇는 주요 해상 운송로를 위협하고 있다.
후티는 또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이후 원유 수송에 활용해 온 동서 송유관 인근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와 사우디 간 갈등은 10년 넘게 이어진 예멘 내전에서 비롯됐지만, 이번에는 이란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사우디를 압박하고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전선으로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상보안업체 암브레이(Ambrey)에 따르면 후티의 봉쇄 선언 이후 홍해와 아덴만을 우회한 선박이 10척 이상 확인됐으며,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량도 지난 21일 이후 이전보다 약 30% 감소했다.
사우디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가 이틀 연속 자국 석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비난했고, 미국과 사우디는 이에 대응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거점을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최소 20명의 전투원과 이란 고문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정부는 미국과 사우디의 공습을 규탄하며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격이 이뤄졌다고 반발했다.
친이란 무장조직 연합체인 인민동원군(PMF)은 공식적으로는 이라크 보안군 소속이지만, 미군 기지 등을 독자적으로 공격하는 등 사실상 별도 세력으로 활동해 왔다.
미군은 오는 9월 말까지 이라크 철수를 완료할 예정이지만, 전쟁 장기화로 민병대 통제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지중해 연안으로도 긴장이 번지고 있다.
지난 29일 이집트 북부 지중해 항구도시 다미에타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천연가스 운반선 두 척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한 척은 미국 소유의 해상 저장시설이었다.
공격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후티 반군은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중동 분쟁의 주요 중재국인 이집트까지 공격을 받으면서 전쟁이 지중해 연안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전쟁 초기 이란 공습에 참여했던 이스라엘은 이후 헤즈볼라와 충돌하며 레바논 남부에서 군사작전을 벌였지만, 지난 6월 19일 체결된 휴전 이후에는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휴전 합의에는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가 포함돼 있지만 헤즈볼라는 이를 거부하고 있어, 이란이나 헤즈볼라, 이스라엘 사이에서 다시 충돌이 발생할 경우 레바논 전선 역시 언제든 재점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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