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 뻗친 美 국무부…국제 회의서 AI '엉터리 지도' 사용

기사등록 2026/07/31 09:45:00
[서울=뉴시스] 최근 미 국무부가 학술대회에서 AI로 생성된 '엉터리' 지도를 사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서브스택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최근 한 국제 행사에서 미국 정부가 제공한 아프리카 지도 자료에 모든 국가의 이름과 위치가 잘못 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에이즈 2026 국제 학술대회에서 미 국무부가 치명적인 오류가 담긴 아프리카 지도를 발표 자료로 사용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발표 영상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대통령 에이즈 비상계획(PEPFAR) 총괄 자프 그레이엄 특사가 신규 보건 협정을 설명하던 중 문제의 아프리카 지도가 화면에 노출됐다.

해당 지도에 표기된 아프리카 국가들의 위치는 엉망이었다.

서아프리카 해안과 맞닿은 나이지리아는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배치됐고,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모잠비크는 동북부 '아프리카의 뿔' 지역으로 옮겨졌다. 코트디부아르 역시 대륙 반대편에 표기됐다.

추가 분석 결과 문제의 지도 이미지에서는 오픈AI 도구로 생성되었음을 나타내는 AI 워터마크가 발견됐다. AI가 만든 가짜 정보를 검증도 없이 그대로 공식 발표 자료에 쓴 것이다.

이 황당한 지도는 에이즈 전문가 에밀리 베스가 서브스택에 올린 스크린샷을 시작으로 SNS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했다. 한 게시물은 벌써 조회수 4만회를 넘어섰다.

미국 싱크탱크 아틀란틱 카운슬의 맷 프티 연구원은 "이 슬라이드를 만들고 승인한 사람은 아프리카 국가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몰랐고,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미 당국의 무성의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파문이 커지자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일로 아프리카 파트너들을 포함한 참가자들에게 혼란과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전적인 책임을 느낀다"며 "행사 직전 담당 직원이 급하게 슬라이드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지원금 검토를 이유로 글로벌 원조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했으나, 최근 PEPFAR의 핵심 사업은 재개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zoco123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