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국 형사법 전공 학자 62인 성명
"보완수사권 폐지, 검찰권 남용 해답 아냐"
"정치 아닌 사법절차 법리 따라 결정해야"
"'속전속결' 밀어붙이는 '개혁' 심각한 우려"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전국 형사법 전공 학자들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형사소송법의 개정을 충분한 숙의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개혁'의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고명수 서울대학교 교수를 포함한 전국 형사법 전공 학자 62인은 30일 성명을 내고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의 문제는 정치공학의 논리가 아니라 사법절차의 법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먼저 "수사·기소의 분리가 수사·기소의 단절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며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분리하더라도 수사에 대한 검사의 통제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 수사의 통제 및 보완의 수단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유지돼야 한다"며 "경찰의 수사에 대한 통제 방법으로 검사의 수사지휘, 보완수사, 전건송치 등이 재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또 "수사지휘권의 복원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으로 보완수사가 가능해야 하며, 보완수사의 완결성을 위해 전건송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경찰의 수사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검사가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하지 않고 경찰의 수사를 법률적으로 지휘하는 글로벌 표준, 곧 보편적 방법이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면 공소청이 과거의 검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염려는 보완수사권 폐지의 명분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들은 "경찰이 수사를 개시한 사건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는 것은 과거의 검찰이 무제한적 수사권을 가지고 인지수사 등 수사개시·종결을 통해 수사권을 남용했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완수사권 남용의 위험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는 공소청 내 수사인력의 제한 등 다른 제도적 장치로 통제해야 한다"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검찰권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 아닐뿐더러, 이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의 폐해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또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는 계속돼야 한다"며 "특별사법경찰은 '사법'의 업무를 위임받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아니라 수사 관련 업무를 극히 예외적으로 담당하는 행정부 공무원"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학자들은 "수사절차는 사법절차인 형사절차의 첫 단계"라며 "따라서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 등의 현안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법절차의 법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은 모두 정치적 진영이 달라서 그렇다는 이분법적 사고로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형사소송법의 개정을 충분한 숙의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개혁'의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성명에는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성균관대·한국외대·경북대·부산대 등 전국 대학 및 연구기관 소속 형사법 전공 학자 62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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