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주입 순서 바꾸니 암 억제"…난치성 뇌종양 칩 나왔다

기사등록 2026/07/30 09:20:54 최종수정 2026/07/30 09:42:24

성균관대 기계공학부·서울대 의대 공동 연구

주입 순서에 따른 '면역 억제 기전' 최초로 규명

[서울=뉴시스] 박성수(왼쪽)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백선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사진=성균관대 제공) 2026.07.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시은 인턴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면역치료 반응을 몸 밖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세유체 칩 플랫폼'을 개발했다.

성균관대학교는 기계공학부 박성수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의과대학 백선하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의 면역 환경을 체외에서 재현하고 치료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가능 미세유체 칩 플랫폼(캔오간·CANORGAN)'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치명적인 뇌암으로 알려진 교모세포종(GBM)은 암 조직 내에 뇌 전용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대량 유입되면서 강력한 면역 억제 환경을 형성한다. 이로 인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파괴해야 하는 '자연살해(NK) 세포'가 종양 내부로 침투하지 못해, 항암 치료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중 유입구가 장착된 미세유체 플랫폼을 활용해 세포의 투여 시점과 순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3차원 인공 암 조직 배양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세포 구성을 가진 환경에서 주입 순서만을 바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미세아교세포가 암세포와 먼저 결합할 경우 종양을 보호하는 단백질(STAT3) 경로가 활성화돼 항암 NK 세포의 내부 침투를 차단하고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했다.

반면 항암 NK 세포를 암세포에 먼저 도달하게 유도하면, 암세포 내에서 강력한 면역 활성 물질인 'IL12A(인터루킨-12p35)'이 발현되며 종양 억제 효과가 지속됨을 확인했다. 이는 세포의 물리적 구성이 같더라도 '어떤 세포가 먼저 도달하느냐'에 따라 암 조직의 면역 상태가 완전히 전환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실제 교모세포종 환자에게서 유래한 암세포를 해당 플랫폼에 적용해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종양학 및 뇌신경 질환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뉴로 온콜로지(Neuro-Oncology)'에 게재됐다.

박성수 성균관대 교수는 "그동안 동물 실험이나 체외 배양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암 조직 내 면역세포 간의 시간적 상호작용을 공학적 기술로 규명해 기쁘다"며 "교모세포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항암제 스크리닝 기술로 확장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이 개발한 핵심 장치는 현재 ㈜오가노플러스를 통해 '캔오간'이라는 제품명으로 상용화돼 표준 실험 생태계에 보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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