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목소리였는데"…홍콩서 가족 AI 음성 복제 사기 기승, 2주 만에 47억원 피해

기사등록 2026/07/30 10:23:00 최종수정 2026/07/30 10:31:45
[서울=뉴시스] 최근 홍콩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가족의 목소리를 정교하게 흉내 내어 방심을 유도하는 신종 사기 행각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홍콩에서 인공지능(AI)으로 가족의 목소리를 정교하게 흉내 내는 음성 합성 기술을 악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왓츠앱(WhatsApp) 계정 탈취와 연계된 사기 사건이 총 150건 접수됐으며 이로 인한 누적 피해액만 2600만 홍콩달러(약 47억원)를 넘어섰다.

홍콩 경찰 사이버보안·기술범죄국(CSTCB)이 운영하는 '사이버디펜더' 플랫폼에 공개된 사례를 보면, 피해자인 한 남성은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급히 '친구에게 100만 홍콩달러(1억 8000만원)를 송금해 달라'는 다급한 음성 메시지를 받았다.

이미 남성의 계정은 사기꾼들의 손에 넘어간 상태였음에도 그가 속아 넘어간 이유는 음성 메시지 속 목소리가 평소 아버지의 목소리, 억양, 말투와 완벽하게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는 AI가 생성한 가짜 목소리였다.

남성은 첫 송금을 시작으로 사기꾼들이 요구하는 대로 여러 은행 계좌에 거듭 돈을 이체했다. 사기꾼들의 요구는 그의 전 재산이 바닥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고, 결국 경찰이 직접 연락해 오고 나서야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한 건으로 그가 잃어버린 돈만 무려 1000만 홍콩달러(약 18억 4000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사기꾼들이 피해자의 계정을 해킹해 지인 관계를 파악한 뒤, AI 음성 합성 기술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진짜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음성 메시지를 맹목적으로 신뢰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어 금전 송금이나 계좌 이체 요구를 받을 경우 반드시 전화 통화 등 다른 경로를 통해 본인 신원을 직접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경찰은 계정의 2단계 인증 활성화와 연결된 기기 목록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철저한 보안 관리를 강조했다.

한편, 홍콩 경찰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술 범죄 발생 건수는 3만 1571건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표면적인 범죄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해킹 등으로 인한 재정적 손실은 2024년 2550만 홍콩달러(약 46억 9000만원)에서 2025년 6260만 홍콩달러(약 115억 1900만원)로 폭증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모든 기술 범죄의 총 피해액 역시 63억 2000만 홍콩달러(약 1조 1629억 4320만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23.2%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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