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면허정지 논란에 개선 나서
국민 설문 76.0% 찬성…공청회 예정
생계형 운전자 등 예외 규정도 논의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경찰이 사망사고 운전자에 대한 면허를 즉시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중대한 인명 피해를 내고도 면허가 유지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처분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2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교통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해 운전면허를 즉시 취소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시행규칙 개정만으로는 제도 도입이 어려운 만큼 별도로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규정상 교통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는 사망자 1명당 벌점 90점이 부과된다. 다만 운전면허 취소는 1년간 누산점수 121점 이상부터 가능해 사망사고만으로는 면허가 취소되지 않는다. 기존 누산 벌점이나 다른 법규 위반이 없는 경우 면허정지 처분에 그친다.
이 때문에 사망사고를 내고도 운전면허가 유지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 21일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행하던 택시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승용차와 충돌하면서 일본인 부부와 생후 9개월 된 딸이 크게 다쳤고, 영아는 사고 발생 29일 만에 숨졌다.
그러나 당시 규정상 사고 발생 후 3일 이내 사망한 경우에만 사망사고로 인정돼 중상해 사고로 처리됐고, 택시기사는 면허취소가 아닌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최근 국가경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통 사망사고 인정 기간을 사고 후 3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확대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상해에 해당하는 사고에 대해 벌점 40점을 신설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다만 사망사고 운전자에 대한 면허 즉시취소는 시행규칙이 아닌 도로교통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경찰은 별도로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은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설문에 참여한 1022명 가운데 66.63%는 현행 사망사고 벌점 90점이 가볍다고 답했고, 76.02%는 면허 즉시취소 도입에 찬성했다.
경찰은 조만간 국회 공청회 등을 통해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뒤 제도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는 불가항력적 사고나 피해자 과실이 있는 경우를 예외로 둘지, 생계형 운전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지, 면허 취소 대상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생각함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53.42%는 불가항력이나 피해자 과실 등 현행 예외 규정은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는 검토 단계"라며 "전문가 의견과 국민 여론 등을 충분히 수렴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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