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강화 신호탄…'똘똘한 한 채' 정조준

기사등록 2026/07/28 05:00:00 최종수정 2026/07/28 05:16:24

고가·비거주 주택 겨냥…세 부담 '핀셋 인상'

80% 공제 손질 예고…세 부담 형평성 '조정'

공정시장가액비율 올리고, 공제 축소 '유력'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를 시사하면서 7월 말~8월 초로 예정된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7.2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을 예고하면서 부동산 세제 전반의 변화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취득 단계의 취득세부터 보유 단계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 처분 단계의 양도소득세에 이르기까지 주택과 관련한 전 과정의 세제가 모두 재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개편 방향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주택 가격 수준과 실거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보유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가 1주택이라도 투자 목적이 강하거나 장기간 비거주 상태인 경우에는 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울의 수십억 원대 초고가 주택을 1채 보유한 경우 장기간 보유 시 세 부담이 크게 낮아지는 현행 세제 구조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장기간 보유할 경우 종합부동산세에 장기보유 공제 등이 적용돼 세액이 최대 80%까지 감면된다. 주택을 처분할 때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어 고가 1주택 보유자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반면 비교적 가격이 낮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더 높은 종부세율이 적용되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보유자보다 오히려 세 부담이 커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한 기본 보유 부담을 설정한 뒤 실거주 용도나 서민·중산층용 주택에는 감면을 적용할 수 있다"며 "반대로 호화주택, 다주택, 명백한 투기용에는 가중 요소를 더해 단계적으로 차등을 두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주택자라도 주택 가격이나 이용 목적에 따라 세 부담을 차등화하고, 특히 초고가 주택이나 투기 성격이 짙은 자산에 대해서는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은 주택 공시가격 중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금액을 의미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에서 12억원을 차감한 뒤 남은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공시가격 15억원 주택이라면 과세 대상은 3억원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기본공제 기준이 상향될 경우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주택 범위는 그만큼 확대된다. 예를 들어 공제선이 13억원으로 높아지면 기존에 종부세를 부담하던 공시가격 12억~13억원 구간의 1주택자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해 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율은 공제 이후 금액 중 실제 과세표준으로 반영되는 비중으로, 현재는 60% 수준이다. 비율이 높아질수록 과세표준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세금 부담도 증가한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30억 원 주택의 경우 현행 기준에서는 공제 후 금액에 60%를 적용해 과세표준이 10억 원대 수준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비율이 70%, 80%로 올라가면 과세표준 역시 크게 확대된다.

또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속도를 보다 빠르게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주택은 단계적으로 비율을 높이는 대신, 고가 주택은 단기간 내 인상을 마무리해 세 부담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차등 적용은 세 부담의 급격한 증가를 완화하면서도 고가 자산에 대한 과세 강화 효과를 동시에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주택 수에 따라 차등 세율을 적용하는 현행 과세 체계도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종합부동산세는 2주택 이하 보유자에게 0.5~2.7%,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0.5~5.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공시가격 30억 원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경우보다 10억 원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경우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순 주택 수가 아닌 보유 자산의 총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1주택자라 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 부담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아울러 초고가 주택에 집중된 각종 세제 혜택 역시 개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제도에서는 1세대 1주택자가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할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50%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60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연령에 따라 최대 40%의 추가 공제가 적용된다. 두 혜택을 합산하면 최대 80%까지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제 제도가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해온 만큼, 향후 개편 과정에서 축소 또는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활용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일괄적인 인상보다 주택 가격대에 따른 차등 적용이 유력하다"며 "중저가 주택은 시장 충격과 조세 저항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초고가 주택은 비교적 짧은 기간 내 목표 수준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는 방식이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 같은 차등 인상 방식은 중저가 주택 보유자의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완화하는 한편,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과세 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보유 자산 규모에 부합하는 과세 체계 개편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