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까다로운 외국인 자본 규정 맞서
가격 변동 베팅하는 무기한 선물 투자
앞서 스페이스X 때도 中투자자가 활용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외국인의 중국 증시 투자 제한을 우회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트레이드XYZ, 게이트닷컴 등은 CXMT 주가를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perps) 상품을 선보였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현황을 추적하는 코인글래스는 최근 24시간 동안 약 1900만 달러(약 279억원) 규모의 CXMT 파생상품이 거래된 것으로 추산했다.
무기한 선물은 기초자산을 실제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으로 만기일이 없다. 주로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며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거래된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주식 등 전통 금융상품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상품 역시 중국 당국의 외국인 투자 규제를 사실상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홍콩의 스톡커넥트(Stock Connect) 제도나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제도를 통해서만 상하이·선전 증시에 투자할 수 있다.
CXMT가 2010년 이후 중국 본토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만큼, 규제를 우회해서라도 투자 기회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CXMT는 이날 상하이 기술주 중심 시장인 과학혁신판(커촹반)에 상장, 주가가 약 470% 급등하며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카타나의 최고경영자(CEO) 매튜 피셔는 "이제는 국채 토큰화를 넘어 해외 주식이나 IPO 이전 기업처럼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에 대해서도 실시간 시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스페이스X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IPO를 진행할 때도 규제에 막힌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무기한 선물을 활용해 투자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품이 과도한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높은 레버리지와 자동 청산 구조 때문에 가격이 급락할 경우 투자자 손실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레이드XYZ는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팹리스 기업 기가디바이스(兆易創新)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최대 10배 레버리지 무기한 선물 상품도 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HTX리서치의 앤디 리우 수석 분석가는 "무기한 선물은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 투자라기보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예측시장에 가깝다"며 법적 지위를 둘러싼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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