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5억→1조3808억→9440억…'세기의 재산분할' 무엇이 달라졌나

기사등록 2026/07/24 18:13:06 최종수정 2026/07/24 18:14:32

파기환송심 "최태원, 노소영에 9440억원 재산분할"

SK주식 공동재산 인정 여부, 금액 차이 결정적 이유

주가 급등, 분할 비율에 고려…노 ⅓, 최 ⅔로 나눠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결론이 24일 나왔다. 1심에서 665억원이었던 재산분할금은 2심에서 1조3808억원으로 20배 넘게 뛰었다가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9440억원으로 조정됐다. (사진=뉴시스DB) 2026.07.2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결론이 24일 나왔다. 1심에서 665억원이었던 재산분할금은 2심에서 1조3808억원으로 20배 넘게 뛰었다가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9440억원으로 조정됐다.

심급별 재산분할액이 크게 달라진 배경에는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SK 측 300억원 지원을 노 관장의 기여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 차이가 있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환송 전 항소심 이후 크게 오른 SK 주식 가액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할지도 주요 쟁점이 됐다.

◆1심 "SK주식은 특유재산"…665억원 인정

서울가정법원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665억원과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노 관장이 SK 주식의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일부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퇴직금, 예금 등만 분할 대상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 지원 역시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하는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고, 노 관장 몫 재산은 665억원만 인정됐다.

◆2심 "SK주식은 공동재산"…1조3808억원으로 늘어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2024년 5월 1심을 뒤집고 최 회장에게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2심은 최 회장이 혼인 기간 취득한 SK 주식은 부부 공동재산이라고 판단했다.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SK그룹 관련 대외활동이 주식 가치 형성과 유지·증가에 기여했다고 봤고, 자수성가형과 승계형 재산을 구분해 배우자 기여를 달리 인정할 근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태평양증권 인수 등에 사용됐고 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서도 역할을 했다며, 이를 노 관장 측 기여로 참작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대법 "노태우 비자금 300억, 노소영 기여로 참작 못 해"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 지원을 노 관장의 기여로 평가한 것은 잘못이라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해당 자금을 대통령 재직 중 받은 뇌물에 해당하는 '불법원인급여'로 판단하고, 이를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한 것이 재산분할 비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혼인 관계 파탄 전 경영권 유지나 경영활동을 위해 제3자에게 증여한 주식 등을 분할 대상에 포함한 것도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환송심에서는 300억원 지원과 증여 주식을 제외해 재산분할 대상과 비율을 다시 산정하게 됐다. 위자료 20억원은 확정됐다.
[서울=뉴시스]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결론이 나왔다. 2017년 이혼 조정 신청 이후 약 9년 만의 결론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파기환송심 "SK주식은 재산분할 대상…9440억원 지급하라"

서울고법은 이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취지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 지원과 증여 주식을 제외하면서도 SK 주식은 여전히 부부 공동재산이자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혼인 기간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주식 가치가 크게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SK그룹 관련 대외활동 역시 주식 가치 상승에 기여했다고 봤다.

1심은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2심과 파기환송심은 양측 모두 주식 가치 유지 및 향상에 기여했기에 공동재산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주가 급등, 가액 아닌 비율에 반영

파기환송심은 주식 가액 산정 기준을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봤다. 재판상 이혼이 확정된 이후 재산분할 심리가 이어지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이혼소송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재산과 액수를 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이었으나 이번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 기준으로는 80만원대로 올랐다.

재판부는 상장주식의 변동성과 이혼 확정 이후 발생한 손익 등을 고려해 오른 주가를 재산가액에 직접 반영하지는 않았다.

다만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 최 회장 보유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은 부부 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참작했다.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최 회장이 경영 과정에서 처분·증여한 주식은 분할 비율 산정에 고려되지 않았음에도 노 관장 몫은 2심의 35%와 큰 차이가 없는 3분의 1(33.33%)로 정해졌다. 최 회장 몫은 3분의 2(66.66%)다.

비율 자체는 2심보다 소폭 줄긴 했지만, 분할 대상 재산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점에서 형평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SK 주식은 최 회장이 계속 보유하고, 노 관장 몫 가운데 부족한 부분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결국 심급별 금액 차이를 만든 가장 큰 변수는 SK 주식의 분할 대상 여부였다. 2심과 파기환송심의 차이는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 지원 인정 여부와 증여 주식 제외, 기여도 조정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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