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림 "귀여운 109 세포? 저랑 가장 닮은 캐릭터예요"

기사등록 2026/07/23 16:09:30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서 견습세포 109로 출연

"자존감 의읜화된다면 상상…내 성격도 입혀"

"날카로움 무뎌져…2월부터 보컬 레슨 다시 받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출연 배우들이 9일 서울 서초구 CJ토월극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07.0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귀엽다는 반응이요?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죠."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배우 최재림(41)이 이번엔 '귀여운' 세포가 됐다.

최재림은 지난달 30일 개막한 '유미의 세포들'에서 견습세포 109 역을 맡아 어리숙하면서도 발랄한 매력을 함께 발산하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로 기억되는 그의 기존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연기 변신'이란 평가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23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만난 최재림은 "지난 몇 년간 무거운 역할들을 많이 했는데, 109 세포가 실제 내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다. 연기 변신이라기 보다 (무대에서)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순간들이 있다"며 웃었다.

'유미의 세포들'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5억 뷰의 동명 웹툰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사랑을 머릿속 세포들의 시각으로 담아낸 이야기는, 앞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에 세포 109로 출연 중인 배우 최재림. (사진=샘컴퍼니, 스튜디오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재림이 연기하는 109 세포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뮤지컬을 위해 만들어진 109세포는 극 초반 주어진 이름도, 역할도 없지만 유미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자존감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찾아낸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완성하기 위해 최재림은 웹툰 속 유미의 감정부터 세심하게 따라갔다.

그는 "유미의 자존감이 어떤 식으로 표출되거나 억압되는지를 보고, 그 부분을 긁어주는 세포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참고했다"며 "'자존감'이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봤다. 여기에 제 성격을 입혀보고 연출님과 동료들의 피드백을 통해 수정해 나가는 작업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완성된 109 세포는 귀여운 매력으로 유미, 유미의 사랑 세포와 함께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최재림은 "귀엽다"는 평가에 "쑥스럽진 않다"면서도 "(개막 전) 연습실에서 우려도 있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 "이제 배우들 사이에서 꽤나 고참이 된 위치다. 동료건 스태프건 '그게 아니야'라고 말해주기 어려운 사람이 됐다. 그래서 자기검열을 많이 해야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실 여러 의견을 듣고 (귀여움을) 좀 뺀 거다. 주책맞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며 미소지었다.

109 세포는 최재림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작품을 하기 전부터 스스로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자존감 세포라고 했을 때 '저 자체네요'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우쭐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사실 그는 올해 6개월 정도 작품 없이 휴식을 취하려 했다. '유미의 세포들'도 당초 계획에는 없던 출연이다.

여러 작품 출연 제안이 이어지면서 최근 몇 년간 "나를 소비해보자"는 마음으로 쉼 없이 달려왔지만, "다시 비우고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미의 세포들'은 그 계획을 바꿔놨다. 대본과 음악을 보고 작품이 가진 가능성을 봤고, 창작 과정에서 자신의 경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최재림은 "라이선스 뮤지컬을 많이 하면서 좋은 시스템 안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경험했다"며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창작 과정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다면 업계에서 나에게 주신 존중과 인정을 조금은 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작 뮤지컬의 초연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게 느끼고 있다. 최재림은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 걸 보면, 이런 생각들이 모여 창작이라는 걸 만들 때 좋은 시너지가 나는구나를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최재림은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자신을 갈고닦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보컬 레슨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는 그는 "일을 하다 보면 작업의 날카로움이 무뎌지는 순간이 온다. '바쁘니까'라는 변명을 하곤 했지만, 올해 초 그걸 인정하고 다시 '날을 갈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에 세포 109로 출연 중인 배우 최재림. (사진=샘컴퍼니, 스튜디오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로서 스스로를 다시 다듬고 있는 최재림은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랐다.

"관객분이 남겨주신 리뷰 중에 '나 혼자라고 생각한 순간이 많았는데, 내 안에 수없이 많은 세포들이 나를 위해 사랑하고 응원하며 살아가고 있었구나, 혼자라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아요. 작품을 준비하며 관객분들이 분명 좋아하실 거라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는데, 공연을 시작하고 그 이유를 알게 됐죠. 우리 작품을 보면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유미의 세포들'은 다음 달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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