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존도 높을수록 성적 떨어지는데 '잘했다' 착각'"…성균관대 실험

기사등록 2026/07/22 10:27:43 최종수정 2026/07/22 10:29:12

대학생 88명 대상으로 '챗GPT-4o' 활용해 학습 효과 추적

AI 의존도 높을수록 만족감은 상승, 성적은 하락하는 '역설'

[서울=뉴시스]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학과 연구팀이 분석한 '학습 단계별 AI 활용' 모식도. (사진=성균관대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시은 인턴 기자 = 학습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문제를 풀이할 때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아지지만, 이후 실제 시험 성적은 떨어지면서 '공부를 잘했다'고 착각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인공지능융합학과 주소미 연구원, 이창준 교수, 이대호 교수 연구팀은 국내 고등학교 수준의 학업 성취도 평가 문항을 활용해 대학생 8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앞서 학습 과정을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개념 이해' ▲문제를 푸는 '문제 해결' ▲결과를 점검하는 '결과 검토' 등 3단계로 구분하고, 학생들이 서로 다른 단계에서 챗지피티(GPT-4o)를 사용하도록 배정해 효과를 추적했다.

실험 결과, 생성형 AI를 활용해 직접 문제를 해결한 그룹은 개념을 이해하는 단계에서 AI를 쓴 그룹보다 이후에 치른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AI가 제공하는 힌트나 핵심 요약이 문제를 풀 때 발생하는 뇌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과정을 줄여주며 학습 효율성을 대폭 높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AI에 많이 의존해 온 학생일수록 문제 해결 그룹에서 오히려 실제 시험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AI가 주는 답변을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스스로 깊이 고민하고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처럼 생성형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은 실제 성적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공부가 잘 됐다"고 느끼는 '주관적 학습 인식'과 '학습 만족도'는 더 높게 나타났다.

AI가 대신 복잡한 내용을 정리하고 풀이하면서, 학생들이 마치 스스로 모든 내용을 이해한 것 같은 일종의 '학습 착각'에 빠지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학과 주소미 연구원, 이창준 교수, 이대호 교수. (사진=성균관대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창준 교수는 "생성형 AI는 학습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무비판적으로 의존할 경우 객관적인 학업 성취도가 오히려 낮아지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생성형 AI가 학습의 대체재가 아닌 보조재로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주도적인 질문 능력과 비판적 검증 능력을 기르는 교육적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상호작용 학습 환경(Interactive Learning Environmen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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