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합참 불시 훈련인 줄…국회의원 끌어내라 듣고 '멘붕'"

기사등록 2026/07/21 09:44:24 최종수정 2026/07/21 10:20:25

조성현 "12·3 출동 명령, 합참 훈련 인식했다" 진술

"'의원 끌어내라' 지시에 멘붕…후속 임무 하달 회피"

특검, '서강대교 대기' 내란 관여 의심…직권남용 검토

[과천=뉴시스]김선웅 기자 =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내려진 병력 출동 명령을 '합동참모본부의 불시 훈련'으로 인식한 채 부대원들에게 "음주 운전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조 대령. 2026.07.2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내려진 병력 출동 명령을 '합동참모본부의 불시 훈련'으로 인식해 부대원들에게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듣고 "멘붕(정신적 혼란)이 왔다"며 지시를 회피했다는 취지로 2차 종합특별검사팀에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령은 최근 2차 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에 수호신 태스크포스(TF)의 국회 투입을 합참의 불시 훈련으로 인지했다고 진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판결문 및 조 대령 진술 등을 종합하면, 이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직전인 오후 9시48분께 조 대령에게 수호신 TF를 소집하라고 했다. 2024년 2월에 구성된 수호신 TF는 대테러 및 특수임무를 담당하는 '그림자 조직'이다.

이어 오후 10시5분 "합참의 불시 훈련이라고 하라"며 공포탄을 휴대하라고 명령했다.

조 대령은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에 추가 병력을 출동한 게 국회의원 표결을 방해하려는 명목인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11시10분께 제35특임대대 병력이 국회로 선발 출동했으나, 테러 방지 및 국회의 안전 확보를 위한 훈련으로 여겼다는 취지다.

이에 같은 선상에서 조 대령은 예하 부대에 '음주운전 예방'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조 대령은 계엄 이튿날 오전 0시10분께 제35특임대대장 등에게 "간부들 소집하면서 음주운전이 있으면 안 된다"며 "다 스탠바이 되면 (이진우) 사령관이 직접 사열할 거니까"라고 통화했으며, 이에 부대원들은 "지금 보니까 사령부에서 검열하는 것"이라며 국회 병력 투입을 통상의 합참 훈련으로 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 대령 측은 병력 출동의 진상을 알게 된 건 오전 0시43분께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야 한다"는 직접적인 지시를 듣고 나서부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종합특검의 특검 및 특검보들. 2026.07.21. jhope@newsis.com
조 대령 측은 병력 출동의 진상을 알게 된 건 오전 0시43분께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야 한다"는 직접적인 지시를 듣고 나서부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 대령은 "멘붕이 와서 '우리가 해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왜 지시하지'라고 생각했다"며 이 전 사령관에게 재검토 건의를 했다는 취지로 특검팀에 진술했다고 한다.

재검토 요청에도 이 전 사령관이 "특수전사령부가 국회의원을 끌고 나오면 길을 터주는 것을 도와라"라고 하자, 조 대령은 예하 부대에 '소극적 지시'의 일환으로 서강대교 북단에서 대기할 것을 하달했다는 입장이다.

조 대령은 특검팀에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상황을) 하달하긴 했지만 회피하고 싶다는 심리가 있었다"며 "임무를 하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후속 임무를 하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오전 1시20분께 윤덕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이 서강대교 북단을 넘어 남단으로 들어서자 이른바 '서강대교 회군'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령은 이 같은 정황들을 토대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에 적극 따르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이 전 사령관의 직접 명령을 받고도 제2특임대대 등에 서강대교 북단에 대기하라고 지시한 점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국헌문란 목적'을 미필적으로 인식했지만 병력 투입을 원천 차단하지 않음으로써 내란에 관여했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또 조 대령이 계엄 당일 오후 11시17분께 조백인 수방사 참모장 지시로 예하 부대에 진압봉을 챙겨 국회로 갈 것을 지시한 만큼, 국헌문란 목적을 이 전 사령관의 지시 이전에 인지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특검팀은 조 대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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