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로 사용자위원안 1만700원 의결…3.7% 인상
노동계 "물가 수준 고려하면 사실상 동결에 가까워"
경영계 "790만 소상공인 절박한 호소 외면한 결정"
위원장 "권고안까지 냈지만 합의 이르지 못해 유감"
[세종=뉴시스]박정영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80원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권순원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위원장이 30원 차이를 두고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최임위는 지난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이다.
최저임금은 표결로 결정됐다.
공익위원은 권고안으로 1만720원(3.9%인상)을 제시했지만 노사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최종안으로 근로자위원들은 1만730원(4.0% 인상), 사용자위원 측은 1만700원(3.7% 인상)을 내놨으며 표결이 이뤄졌다.
그 결과 최임위 위원 27명 중 사용자위원안 15표, 근로자위원안 11표, 무효 1표로 사용자위원안인 시간당 1만700원이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의결됐다.
권순원 최임위 위원장은 이번 심의 과정 중 노사 간 의견 충돌이 가장 컸던 지점으로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논의를 꼽았다.
귄 위원장은 "도급제 근로자의 경우 심의요청서에 처음 포함됐고, 권고안을 낼 정도로 굉장히 신경을 써서 논의했다"고 말했다.
인상 수준과 관련해서는 "일부 업종은 역대급 호황과 함께 일부 회사에는 성과급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며 "역대급 호황이라는 것이 미치는 영향은 명목상 숫자와 다르다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들의 실제 현실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데 논의가 상당히 집중됐고, (이것이) 숫자와 괴리되는 것에 대해 노사 양측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는 끝까지 27명의 위원들이 모두 남아서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는 것이 보람이었다"면서도 "(공익위원들이) 권고안까지 냈는데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노사 간 30원 차이를 두고 표결한 게 아쉽다"고 돌아봤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이 3.7% 인상된 것은 저임금 노동자의 절박한 생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며 "최근 물가 수준과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3.7% 인상은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것으로, 최저임금의 생계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구분적용이 부결되면서 최저임금의 보편성과 노동자 간 평등 원칙을 지켜낸 것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면서도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가 무산되면서 특수고용(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등 최저임금 사각지대가 여전히 남게 된 점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유독 13대 최임위 안에서는 (최저임금 제도를) 훼손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자는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을 요구했고 처음으로 심의요청서에 제출됐지만 그마저도 부결됐다. 그동안 진행됐던 공익위원의 산식만 보더라도 공익위원이 마지막으로 제안한 합의안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경영계 역시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 현실과 한계에 이른 지불여력을 고려하면 동결돼야 했으나,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은 최근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의 경영 부담과 고용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자위원들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경총은 "특히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0%를 상회하는 등 현장 수용성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도, 내년에도 모든 업종에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또한 "역대 최다 부채와 경기 부진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790만 소상공인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이번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며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지원 대책을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게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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