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식구였는데"…LG헬로·CJ ENM '방송료' 갈등, 결국 법정 비화

기사등록 2026/07/14 17:40:46

법원, CJ ENM의 지급명령 신청 인용…이의 제기로 소송 본격화

LG헬로비전 역시 "분쟁조정 해달라"…지난달 말 방미통위 접수

관련 업계 "업계 갈등 비용 더 커지기 전에 정부 적극 중재 절실"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케이블TV업계의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좀처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적 분쟁이 가시화됐다. 업계에서는 갈등 비용이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이 지난 5월 법원에 LG헬로비전을 상대로 낸 콘텐츠 사용료 지급명령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 사건은 LG헬로비전이 이의신청을 제기해 본안 소송이 본격화된 상태다.

LG헬로비전 역시 지난달 말 CJ ENM을 상대로 한 콘텐츠 사용료 분쟁조정 신청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했다. CJ ENM은 이와 관련 입장을 방미통위에 제출한 상태다.

"콘텐츠 사용료 실제 수익 연동돼야" vs "적정 대가 유지돼야 투자 가능"

LG헬로비전은 유료방송 가입자가 급감하고 홈쇼핑 송출수수료도 줄어든 상황에서 케이블TV 시장이 위축돼 콘텐츠 사용료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유료방송 시장 침체와 콘텐츠 비용 부담 등을 수익성 제약 요인으로 언급했다.

반면 CJ ENM은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비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적정 콘텐츠 대가가 유지돼야 안정적인 콘텐츠 투자도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기존에 해왔던 관행이 있는데 하루 아침에 감액 지급하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의 모습. 2019.07.31.  misocamera@newsis.com

두 회사는 지난해 말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결렬되면서 tvN 등 12개 채널 송출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막판 협상으로 실제 블랙아웃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사용료 수준에 대한 근본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아 갈등이 지속됐다.

앞서 지난해 5월 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콘텐츠 사용료 공정 배분 산정기준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한국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회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업계는 합의 없는 일방적 기준이라며 반발했다.

협회가 만든 산정기준안은 콘텐츠 사용료 총액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실제 수익과 연동되게 한 게 핵심이다. LG헬로비전이 CJ ENM에 지급한 콘텐츠 사용료는 이를 기반으로 산정됐다.

향후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양측 입장차 커 장기화 불가피

CJ ENM이 신청한 법원의 지급명령 절차는 강제력이 있지만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자연스럽게 본안 소송에서 콘텐츠 사용료 적정성을 다투게 된다. LG헬로비전이 이 결정에 대해 이의 의사를 밝혀 정식 재판이 시작됐다.

LG헬로비전이 방미통위에 낸 분쟁조정의 경우 강제력은 없다. 분조위가 양측 의견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양 당사자가 모두 수락해야만 조정이 성립한다. 방송법에 따르면 결론이 나오기까지 약 2개월, 길면 3개월 정도 소요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쟁이 두 회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갈등 비용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 중재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합리적인 대가 산정 기준이 절실하다"며 "정부가 이걸 어떻게 조율해 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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