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집값 급등이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의 관계를 오히려 회복시켰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부동산 때문에 와이프랑 이혼 안 하고 산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2019년 배우자와 함께 첫 신혼집을 8억원에 마련했다고 밝혔다. 집값의 절반인 4억원은 대출로 충당했다.
문제는 신혼 초부터 시작됐다. A씨는 결혼 후 1~2년 사이 성격 차이로 갈등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시댁 문제는 아니었고 성격이 정반대였다"며 "나는 감성적인데 아내는 매우 이성적인 편"이라고 적었다.
갈등은 2021년 이혼 논의로 번졌다. 재산분할 얘기가 오가던 무렵 공교롭게도 집값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급등했다. A씨는 "집값이 갑자기 오르니까 아내가 지금은 팔고 나눌 때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며 "결국 집을 그대로 두고 어색하게 함께 지냈다"고 회상했다.
이후 집을 최고가에 처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출을 갚고 남은 현금은 8억원 남짓이었다. A씨는 "언제 팔지, 언제 갈아탈지 매번 같이 고민하다 보니 이상하게 동지애가 생기더라"고 전했다.
관계가 풀리는 듯했지만 이견은 또 있었다. 곧바로 새집을 사자는 A씨와 달리 아내는 "지금은 시장이 과열됐으니 1년쯤 월세로 지내며 급매를 노리자"고 주장했다. A씨는 처음엔 반대했지만 결국 아내 뜻을 따랐다.
선택은 적중했다. 1년 뒤 시장이 꺾이자 부부는 서울 동대문구 신축 아파트를 8억원 초반대 급매로, 그것도 대출 없이 매수하는 데 성공했다. A씨는 "이 집이 최근 실거래가 15억원까지 찍었다"고 밝혔다.
A씨는 아내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월세 살자던 아내 말을 반대했던 걸 사과했고 지금은 경제권도 다 맡겼다"며 "요즘은 공주 대접하며 산다"고 웃었다.
이어 "이혼 위기가 올 때마다 부동산이 우리를 붙잡아준 셈"이라며 "지금은 사이가 좋아져 시험관 시술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아내 말을 듣는 게 맞더라"며 다음 이사 갈 집도 아내가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내 실력이 진짜였네", "현명한 배우자 만나면 인생이 바뀐다" "지금 아내가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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