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포기 요구받은 유책배우자
전문가 "불륜 책임과 재산분할은 별개"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외도로 이혼하며 재산분할을 전면 포기하라는 요구를 받은 유책배우자의 사연이 공개된 가운데, 혼인 파탄 책임과 재산분할은 별개의 사안이므로 기여도를 고려한 합리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양나래 변호사'에는 '불륜했다고 전재산 다 포기해야 할까? 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결혼 9년 차인 남성 A씨는 최근 아내로부터 이혼과 함께 재산 포기 요구를 받았다.
A씨가 작년 연말부터 약 3개월간 회사 동료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발각된 것이 발단이었다. A씨의 외도는 아내가 주고받은 메시지나 함께 찍은 셀카 등 결정적인 증거들을 확인하며 드러났다.
이로 인해 아내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한 달 만에 체중이 7~8㎏ 가량 급감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겪었다. 이어 A씨는 아내에게 "바람을 피우기는 했지만 가정을 버릴 생각까지는 없었다"며 "이혼만은 하지 말자"라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결국 아내는 A씨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A씨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며 아내에게 "원하는 조건을 말해주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합의 의사를 밝혔다.
일주일 뒤 아내는 A씨에게 합의 조건을 알렸다. 공동명의였던 주택 지분과 그간 모은 예·적금을 모두 아내와 아이에게 넘기고, 현재 남은 대출금은 A씨가 단독으로 전액 상환하라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모든 자산을 포기하고 빚만 떠안은 채 맨몸으로 나가라는 조건이다.
A씨는 잘못을 반성하면서도 40대라는 나이에 경제적 기반 없이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했다. 그는 "100% 내 잘못인 것은 알지만, 재산까지 모두 포기하는 것이 법적으로 합당한 것인지, 혹은 소송을 통해 정당한 재산분할을 받는 것이 나은지"를 고민하며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인 양나래 변호사는 "외도로 인한 혼인 파탄의 책임과 재산분할은 엄연히 별개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은 위자료로 묻는 것이고,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자산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라며 "유책배우자라 할지라도 공동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변호사는 "피해 배우자의 감정적 분노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적으로 실현 불가능하거나 지나치게 가혹한 요구는 상대방을 소송으로 내모는 방아쇠가 된다"고 지적했다. 소송으로 갈 경우 법원은 각자의 기여도를 따져 재산을 나눈다.
양 변호사 "피해 배우자가 감정적으로 모든 재산을 가져오려 할 경우 상대방 역시 법적 대응을 통해 정당한 몫을 주장하며 소송으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며 "소송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소모적인 만큼, 유책배우자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현실적 마지노선을 설정해 합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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