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주사로 림프관 확인"…'MRI 검사법' 개발

기사등록 2026/07/09 14:49:08

암 수술로 누출된 림프액 부위, 정확하게 확인

간·장간막 림프관까지 시각화 하는데 성공

[서울=뉴시스] 연구팀이 개발한 IV-MRL과 기존 검사법(DCMRL, BORAL) 영상 비교. 림프절을 찌르거나 도관을 삽입해야 하는 기존 검사법(B, C)과 달리 혈관을 통해 주입한 조영제(A)로도 림프계를 손쉽게 관찰할 수 있다. (사진=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림프계는 면역 기능과 체액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암 수술 등으로 림프관이 손상되면 림프액 누출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영양 부족과 면역 저하, 복수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누출 부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현재 림프계 영상진단은 사타구니 림프절 내 주사 기반의 림프관 조영술과 동적 조영증강 MR 림프관 조영술(DCMRL)이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사타구니 림프절에 정확히 바늘을 삽입해야 해 시술 난도가 높고, 전체 림프액 생성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간·장간막 림프관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림프액 누출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 어렵고, 장간막 림프관 손상으로 인해 림프액이 복강 내 축적되는 유미복수 환자의 경우 누출 확인율이 약 55%에 그치는 등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사타구니 림프절에 조영제를 직접 주사하는 방식 대신 혈관 주사만으로 림프관을 시각화할 수 있는 새로운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검사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간 및 장간막의 림프관까지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허세범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윤성환 의생명연구원 교수와 권려민 한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과 파일럿 임상연구를 통해 개발한 비침습적 영상기법 '정맥 내 조영증강 MR 림프관 조영술'(IV-MRL)의 유효성을 평가했다고 9일 밝혔다.

먼저 돼지 모델에서 정맥으로 조영제를 주입한 뒤 시간에 따른 혈액과 림프액 내 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20~30분 후 혈액보다 림프액에서 조영제 농도가 더 높아지는 림프기가 확인됐다. MRI 촬영에서도 주사 20~30분 후 가슴 림프관 아래쪽에 있는 주머니 같은 조직인 유미조의 신호강도 비율이 등근육 대비 약 5.5배까지 증가하며 림프관이 뚜렷하게 시각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 연구팀은 정맥 주사 조영술(IV-MRL)과 사타구니 림프절 주사 조영술(DCMRL)을 비교했다. 두 방식 모두 흉관 및 후복막 림프관을 시각화했으나, 정맥 주사 방식은 기존 검사로는 제한적이었던 간 및 장간막 림프관까지 시각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진행한 파일럿 임상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림프 누출이 의심돼 정맥 주사 조영술(IV-MRL) 검사를 받은 환자 16명(평균 연령 56.6세)의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주사 초기(1분 시점)에는 정맥 대비 림프관 신호 비율이 0.49 수준에 그쳤으나, 20분 시점에는 1.47로 유의하게 증가했다(P < 0.001).

이러한 결과는 새로운 조영술이 정맥 주사만으로도 림프관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검사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간 및 장간막 림프관까지 시각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허세범 교수(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는 "정맥 주사 방식의 IV-MRL은 기존의 림프절 주사와 달리 혈관 주사만으로 시행할 수 있어 시술 난도와 환자의 통증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향후 림프 누출 질환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라디올로지'(Ra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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