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피부과 원장·의사…향정의약품 12만정 투약
약사들, 비싼 값에 처방전 없이 의약품 내주기도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외국인 환자 3400명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허위 처방전을 발급 받아 수면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구매한 강남 피부과 원장, 의사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병원 직원뿐만 아니라 대형약국 약사들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의료법,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원장 A(40대·여)씨와 의사 B(40대·남)씨를 지난달 30일 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사건에 가담한 병원 직원, 약사 등 13명도 함께 불구속 송치됐다. 약사들에게는 약사법,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병원에 내원했던 외국인 환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해 처방전을 허위로 작성한 뒤 향정신성의약품 12만1849정을 매수해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환자 약 3400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이용돼 허위 처방전 4331장이 발급됐다. 이를 서울 지역 대형약국 직원들에게 부탁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이들은 또한 다량의 수면제 섭취로 부작용이 심해지자 자신들의 병원 금고에 보관된 프로포폴을 몰래 빼내 투약한 혐의도 있다.
이번 사건은 한 외국인 환자가 본인 명의가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에 도용된 사실을 경찰에 제보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허위로 처방전을 발급한 의사들과 약사를 연결해 준 약국 직원, 부실한 허위 처방전으로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처방전 없이 판매한 약사들을 순차로 검거했다.
약사들의 경우 부실하게 기재된 타인 명의 처방전을 받고도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판매했다. 특히 처방전 없이 일반 가격보다 비싸게 다량 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강남서 관계자는 "타인 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을 구매하거나 투약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의료용 마약류 유통과 투약 전반에 걸쳐 수사를 지속해 의료용 마약류가 오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명의가 도용돼 향정신성의약품이 처방된 사실이 있는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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