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긴장 재고조로 국제유가 급등세 전환
정유업계, 최고가격제·수출제한 조치에 고심
유가 교란 혐의 기소에 '수출 확대 요구'도 부담
다만 이전과 달리 유가 상승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환경이어서 업계의 고민은 오히려 깊어지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잠정 합의 종료를 선언한 뒤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5.20% 오른 배럴당 78.02달러에 마감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73.52달러로 4.37% 상승하며 지난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유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 역시 8일 기준 보통 휘발유와 경유 각각 배럴당 94.8달러, 121달러로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로 국제유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물량의 100%' 수준으로 수출 제한 조치도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중동발 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되는 만큼 수출 물량 확대를 통한 수익성 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외 판매 비중을 높이면 국내 가격 안정 정책에 따른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다만 정부에 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최근 검찰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네 곳과 일부 임직원을 유가 교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확대를 적극 요구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는데도 이를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는 협조하겠지만 손실 보전이 제대로 이뤄지고 수출 물량도 현실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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