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팹, 올해 말·내년 초 착공 가능" 전문가 분석
용인과 일정 맞물려…클러스터 투트랙 구축 전망
2030년 동시 양산 기대…부지 이전·산단 지정 등 과제
양사의 용인 클러스터 완공 시점이 대폭 앞당겨진데다 호남 클러스터 건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 지원이 예상되면서 용인 및 호남 팹이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양산에 돌입할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계획 중인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착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간부회의에서 손두영 인공지능산업실장은 "전문가들은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 착공, 2028년 전력·용수 공급, 2030년 양산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팹 4기를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826만㎡)에 건설한다고 밝혔다.
통상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는 계획 발표부터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정부가 인허가, 전력·용수 공급, 토지 보상 등 절차를 전폭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첫 삽을 뜰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호남 클러스터 건설을 시작하면 양사의 투자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양사가 현재 추진 중인 용인 클러스터의 완공 시기를 크게 앞당기고 호남 클러스터의 빠른 착공이 이뤄지면 두 곳을 병행 구축하는 '투트랙 전략'이 현실화할 수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양사가 용인 클러스터를 지은 뒤 차세대 팹을 순차적으로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용인 클러스터 6기를 모두 짓고 미래 수요를 감안해 추가 팹 건설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남 클러스터가 속도를 내 2030년 완공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와 용인 팹에서 동시에 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을 2028년 착공하고 2030년 본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은 현재 건설 중으로 내년 초 가동을 앞두고 있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용인 이후 호남 팹을 순차적으로 짓는지 묻는 질문에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가능한 모든 것들을 당겨서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호남과 용인 클러스터 모두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면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성능 D램, 낸드, 시스템반도체 등 제품별로 거점을 적절히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30년대 초에는 국내 반도체 생산 체계가 호남-용인 양대 클러스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사의 팹 인근에는 각종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단지도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호남 클러스터의 실제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광주 군공항이 무안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무안군이 선결 조건 이행을 요구하고 있어 이전 사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 또한 해당 부지의 산업단지 지정, 부지 용도 변경, 건축 인허가 등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지자체와 기업이 협력해 행정 절차를 얼마나 빨리 마무리 하는 지에 따라 착공 시기가 달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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