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CMA 안전자산으로 머니무브
증권가 "개인 매수세 고갈 단정 일러"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2조2082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현금성 대기 자금으로, 개인 투자자의 투자 실탄으로 통한다.
이는 전장(118조2593억원)보다 약 6조원 줄어든 것으로, 4월 8일(108조8332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4일(139조694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새 27조4865억원이나 증발한 것이다.
지난 3일 하루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646억원을 순매도하며 현금을 확보했음에도 예탁금 총액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예탁금 감소세는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이 외인의 매도 폭탄을 온몸으로 받아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이 50조2221억원에 달하는 매도 폭탄을 쏟아낸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이 물량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46조872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6월 19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개미들의 계좌 내 현금 실탄이 대거 주식으로 전환되며 예탁금 소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부 투자자들이 대기 자금을 예탁금 계좌에서 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파킹통장 등 안전한 단기 저축성 상품으로 이동시킨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CMA 잔고는 지난 2일 105조8280억원에서 7일 108조2463억원으로 늘어났다.
널뛰는 증시와 기준금리 인상기 전환을 앞두고 은행들이 수신상품 금리를 올리면서 투자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월말 기준 949조39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한 달 새 4조6837억원 증가한 규모다.
예탁금이 급감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향후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의 증시 급락을 오히려 싸게 살 기회로 보고 장외에서 진입 타이밍을 노리는 대기 자금도 만만치 않아 예탁금 감소만으로 개미들의 자금 동원력이 완전히 고갈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탁금은 증시 주변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일 뿐, 투자자 예탁금 감소만으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약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신용융자 잔고나 위탁매매 미수금, 개인 순매수 흐름 등 다른 지표를 종합적으로 보면 아직 개인의 투자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단정해서 판단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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