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70년 봉쇄로 역대 최대 피해"
美 "정권 부패·무능이 원인" 반박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토론에 참석해 쿠바가 겪는 경제난을 호소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미국 정부가 쿠바를 상대로 거의 70년간 다차원적인 비재래식 전쟁을 벌여왔다"며 지난 7개월간 제재 수위가 한층 가혹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료 공급을 겨냥한 미국의 조치를 "해상 봉쇄에 해당하는 에너지 포위"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쿠바의 주장을 일축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쿠바가 유엔 결의안을 "정치적 연극"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실제로 쿠바 국민을 억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쿠바 정권이라고 반박했다. 쿠바의 민생 파탄은 현 독재 정권이 자국민에게 드리운 단두대 때문이라며 책임을 쿠바 정부로 돌렸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미국의 조치로 연료와 의약품, 식량 부족이 심해졌고 장시간 정전과 생활 여건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 봉쇄로 쿠바가 입은 피해가 8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수치에는 올해 2월 이후 본격화한 연료 봉쇄의 충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쿠바 측은 봉쇄 시작 이후 누적 피해액을 1787억달러(약 270조원)로 추산했다.
이번 토론은 쿠바의 요청에 따라 열렸다. 토론 개최를 두고 진행된 표결에서는 찬성 136표, 반대 9표, 기권 30표가 나왔다. 유엔 총회는 미국의 대쿠바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1992년 이후 해마다 다뤄왔으며,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취지의 결의안을 찬성 165표, 반대 7표, 기권 12표로 채택했다.
미국은 제재가 쿠바 정권의 인권 탄압과 정치적 통제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측은 유엔 토론 과정에서 쿠바 정부가 경제난을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반박했다.
쿠바는 제재가 주민 생활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키는 불법적 경제전쟁이라고 맞서고 있어 양측의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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