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쏘아 올린 AI 투자 축소설…월가 "줄이진 않는다"

기사등록 2026/07/08 12:49:41 최종수정 2026/07/08 14:00:39

메타 클라우드 진출 검토에 반도체주 출렁

구글·MS·아마존·메타 2분기 설비투자 74% 급증 전망

메타 클라우드 검토에 'AI 투자 축소' 해석도…월가 "아직 시기상조"

[뉴욕=AP/뉴시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될 2분기 실적에서도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근무하고 있다. 2027.07.08.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 조짐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될 2분기 실적에서도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4개사의 6월 분기 합산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동기 대비 74% 급증한 16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지출 확대는 4개사의 잉여현금흐름(FCF)과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올해 들어 구글 모회사 알파벳만이 S&P500 수익률을 웃돌았다. 

다만 막대한 AI 투자를 이어가는 기업들은 투자 효율을 높일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전 자사 AI 사업부 xAI의 컴퓨팅 자원 일부를 앤트로픽에 공유하는 대가로 월 12억50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스페이스X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지난해 AI 부문에만 127억 달러를 투자해 로켓 사업 투자액의 세 배를 썼고 올해는 37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자체 구축한 AI 인프라를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이 이미 10년 넘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온 만큼 메타는 후발주자지만, 매디슨 레자이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메타의 컴퓨팅 인프라 규모가 이미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견줄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메타가 현재 약 20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간 14GW가 추가 가동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여유 컴퓨팅 용량을 외부에 임대한다면 메타가 AI 인프라를 과도하게 구축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클라우드 사업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은 컴퓨팅 자원을 모두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과잉 투자라고 판단하는 시점이 오면 그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여유 용량 임대가 대규모 AI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수익 보완책인지, 아니면 투자 확대 기조가 둔화되는 신호인지를 가늠하는 데 쏠리고 있다. 메타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이지만 AI 투자에서는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저커버그는 초지능 AI 개발을 목표로 '메타 슈퍼인텔리전스랩스(MSL)'를 신설했으며, 올해 매출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설비투자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빅테크의 AI 투자 축소 가능성은 시장 전반에도 민감한 변수다. AI 투자 확대는 반도체·서버·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을 밀어올렸고, S&P500에서 반도체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5년 전 약 5%에서 현재 약 18%로 확대됐다.

다만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실제 AI 투자를 줄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브렌트 틸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AI 경쟁에서 발을 빼는 것이 아니라 초기의 공격적인 용량 확보를 전략적 가치 창출 옵션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저스틴 패터슨 키뱅크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랩스의 목표 범위가 애초 설비투자 사이클을 시작할 때보다 좁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검토 보도가 나온 뒤 AI 관련 종목은 급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틀간 11% 하락했고, 엔비디아·브로드컴·AMD·인텔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각각 17%, 15%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이틀간 약 2%포인트(P) 내다. 데이터센터용 발전기를 판매하는 캐터필러 주가도 이틀간 10% 빠졌다.

WSJ은 이달 발표될 4개 빅테크의 실적이 향후 AI 투자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가이던스를 기준으로 올해 4개사의 합산 설비투자는 7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 1조 달러까지 늘어나더라도 증가율은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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