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반도체 팹 성패 '한빛원전 증설'…쟁점은 주민 수용성

기사등록 2026/07/08 10:12:09 최종수정 2026/07/08 11:12:25

반도체 팹 4기 전력수요 6.3GW…원전 2기 증설 불가피

온배수·계속운전 등 갈등…주민 수용성 확보 최대 장벽

[영광=뉴시스] 전남광주특별시 영광군 홍농읍에 소재한 한빛원전 전경.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광=뉴시스]이창우 기자 = 800조원 규모의 광주 반도체 팹(생산공장) 클러스터 조성이 본격화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 증설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 예정인 반도체 팹 4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은 약 6.3기가와트(GW)다.

현재 한빛원전 6기의 설비용량은 5.9GW로 이에 근접하지만 지난해 12월에 이어 9월이면 설계수명을 다하는 1·2호기 계속 운전(수명 연장) 여부와 계획예방정비 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신규 원전 2기 건설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원전 증설의 성패는 기술이나 경제성보다 온배수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안전성 논란 등으로 대표되는 주민 수용성 확보 여부가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최근 영광 한빛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을 잇달아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영광 한빛원전과 울산 새울원전에 각각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할 수 있는 부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검토 내용이 담길 가능성을 언급하며 건설 기간 단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원전 증설에 목을 매는 것은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원전이 가장 안정적인 전력원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365일 멈춤 없는 전력 공급이 필수다.

나노미터(㎚) 단위의 초정밀 제조로 0.1초의 전압 변동에도 생산라인이 멈출 수 있을 만큼 전력 품질에 민감하다.

실제 2007년 8월 경기도 기흥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로 약 5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업계에 '안정적 전력'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태양광과 풍력은 탄소중립 시대 핵심 에너지원이지만 날씨에 따른 출력 변동성이 존재한다.

반면 원전은 연중 일정한 출력을 유지하며 계통 주파수와 전압을 안정시키는 기저전원 역할을 수행해 대규모 반도체 공장의 안정적인 운영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원전도 계획예방정비와 연료 교체, 예기치 못한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현재 한빛 1호기는 지난해 12월 설계수명 종료로 가동이 중단됐고, 2호기도 9월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정부가 계속 운전을 승인하더라도 정밀 안전성 심사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기존 원전 계속 운전과 함께 신규 원전 2기 증설을 병행해야 장기적인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신규 원전 건설 시 수조 원 규모의 건설 투자와 지역업체 참여, 고용 창출, 지방세 증가, 원전 유지·보수 산업 활성화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주민 수용성 확보는 여전히 가장 높은 장벽이다.

한빛원전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가 2030년께 예상되면서 부지 내 건식 저장시설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나 일부 주민들은 임시시설이 사실상 영구 저장시설로 바뀔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온배수 문제는 대표적인 갈등 요인이다.

원전은 터빈을 냉각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바닷물을 사용한 후 주변 해역보다 7~9도가량 높은 상태로 방류한다.

영광과 고창 해역에서는 과거 온배수 영향으로 해양생태계 훼손과 어업 피해가 인정돼 양 지역에 1000억원이 넘는 피해보상이 이뤄졌었다.
[영광=뉴시스] 한빛원전이 11일 후쿠시마 참사 10주기를 맞아 공개한 원전 안전성 강화 설비 설명도. (그래픽=한빛원전 제공) 2021.03.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온배수를 완전히 냉각하는 기술은 가능하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원전에서 초당 수십t씩 배출하는 온배수를 냉각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다시 필요해 발전 효율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은 대형 냉각탑과 엄격한 배출 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일본은 심층 방류와 심층수 취수 방식으로 표층 수온 상승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해 해양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내도 향후 원전 증설이 추진될 경우 단순한 보상 확대를 넘어 심층 방류 기술 도입, 온배수 저감기술 개발, 해양환경 모니터링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광군 관계자는 "정부가 공식적인 원전 증설 계획을 내놓으면 관련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며 "에너지 공급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계속 운전과 온배수, 주민 보상 등 지역사회가 제기해 온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함께 제시돼야 주민들도 신규 원전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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