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급등에 '칩플레이션'…美 견제·공급과잉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대해 일본 언론이 이를 주목하며, 향후 1980년대 미일 반도체 갈등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6일 발표된 삼성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보도하며 올해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메모리 가격의 급등은 삼성의 실적을 끌어올리지만, PC와 스마트폰 등 최종 제품의 가격 인상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 애플이 지난달 PC 모델 맥과 태블릿형 기기 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한 사례를 들며 메모리 칩과 인플레이션을 결합한 ‘칩플레이션’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일부 소비자와 기업들이 삼성과 SK하이닉스, 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메모리 대기업 3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신문은 핵심은 이들 3사의 디램(DRAM) 점유율이 약 90%에 달한다는 점이라면서 "한국에 메모리 생산이 집중되는 점은 향후 위험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분야 세계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성균관대 권석준 교수는 신문에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해 한국 세력에 대한 공급 집중이 진행되면, 향후 무역 마찰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교수는 1980년대 미일 반도체 갈등을 사례로 들어 "한국 기업이 과도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독점 상태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생산 거점 현지 이전, 투자를 요구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닛케이는 메모리 부족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은 물론 경쟁국인 중국의 제조업체들도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면서 "각사가 증산을 진행하면 언젠가는 공급 과잉이 돼 시장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I용 첨단 제품은 기술 난이도가 높아 기존 제품에 비해 투자액이 늘어나기 쉽다"고 짚었다. 공급 과잉으로 시장이 악화됐을 때, 투자 비용에 따른 적자도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닛케이는 전례 없는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경영 방향 설정이 "한 단계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에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루에 1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둔 셈이다.
매출은 전년 2분기(74조5700억원) 대비 129.31%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조6800억원에서 1810.26%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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