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이혼 후 홀로 양육비를 책임지며 아들을 키워온 70대 아버지가 결혼을 앞둔 아들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절연 통보를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아들이 10살이던 무렵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내와 이혼했다. 이후 아들은 어머니가 키웠고, A씨는 택시 운전과 배달, 트럭 운전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생계를 이어가며 양육비를 꾸준히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혼자 집에 들어갈 때마다 우울하고 쓸쓸했지만 아들과 통화할 때가 가장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A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유명한 과일이나 빵을 사서 아들에게 가져다줬고, 함께 대중목욕탕을 다니며 등을 밀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 갈 때까지 때를 밀어줬다"며 "아빠가 늙으면 그때는 네가 아빠 등을 밀어달라고 말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또 길에서 데려온 길고양이를 아들이 키우게 되면서 연락할 명분도 생겼다고 했다. A씨는 "고양이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사실은 아들 사진이 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군 복무 중에도 아들은 휴가를 나올 때마다 고양이를 보러 들렀고, 고양이 간식도 사 왔다"고 말했다.
이후 취업한 아들이 출퇴근이 힘들다고 하자 A씨는 그동안 모아둔 돈을 털어 승용차를 선물했다. A씨는 "아들이 '아빠 최고'라며 먼저 연락도 하고 드라이브도 함께 다녔다"며 "차에 기름도 넣어주고 용돈도 챙겨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이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말을 들었다. A씨는 "집이라도 사주고 싶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일을 쉬고 있어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며 "결혼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었더니 아들이 '돈도 한 푼 못 해주면서 말이 많다. 결혼식 끝나면 보지 말자'고 절연을 통보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업자라 돈이 없어서 무시당하는 것 같아 많이 울었다"며 "살아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일 뿐, 이제는 삶의 낙이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연을 들은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하려고 했지만, 아들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빈자리에서 느낀 외로움과 결핍이 오랫동안 쌓여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혼이라는 큰 스트레스 상황에서 감정이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보인다"며 "아들이 결국 다시 연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금은 아버지가 조금 더 기다려주고, 다시 만나게 되면 비난이나 변명보다 아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것이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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