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이름은 없었다"…사실혼 동창에게 전 재산 15억 넘긴 아버지의 유언

기사등록 2026/07/09 00:10:00
[서울=뉴시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사실혼 관계였던 새어머니가 15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유언으로 넘겨받았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사실혼 관계였던 새어머니가 15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유언으로 넘겨받았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사연자 A씨의 아버지는 10년 전 아내를 지병으로 떠나보낸 뒤 홀로 지내다 5년 전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혼인신고 없이 사실혼 관계를 이어왔다.

A씨는 "아버지는 평생 정밀기계 엔지니어로 일하며 무뚝뚝한 성격이라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새어머니가 '겉으로 표현을 안 할 뿐 외로움을 많이 타는 분'이라고 말해 마음이 아팠고, 이후 명절마다 찾아뵈며 어머니라고 부르고 모셨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 전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예상치 못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아버지가 시가 15억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포함한 전 재산을 새어머니에게 모두 넘긴다는 유언공증을 남겼다"며 "유언장에는 자녀들의 이름이 단 한 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어머니는 아버지가 자발적으로 재산을 준 것이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아버지가 고마운 마음에 그런 결정을 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자식 입장에서는 너무 허탈하다. 최소한의 권리라도 되찾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신진희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민법상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법정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유증은 제3자에게도 가능하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유언으로 재산을 남겼다면 사실혼 배우자도 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녀들에게는 유류분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피상속인이 전 재산을 특정인에게 유증했더라도 법정상속인인 자녀는 최소한의 상속분인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며 "사연처럼 자녀가 2명이라면 원래 법정상속분은 각각 2분의 1이지만, 유류분은 그 절반이므로 각각 전체 재산의 4분의 1씩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혼 배우자의 기여분 주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민법 개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에는 그 범위에서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다만 법원은 일반적인 부양을 넘어서는 특별한 기여가 있었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규정은 공동상속인을 전제로 하고 있어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는지는 향후 법원의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459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