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전남광주 반도체 투자, 누가 이끌었나?

기사등록 2026/06/29 15:47:17

대통령 균형발전 구상에 시·도 공동 리더십

지역 정치권·학계·실무진 '총력전' 결실로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suncho21@newsis.com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남광주 반도체 투자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지형이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돼 온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중심으로 남부권까지 확장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 유치는 지역 산업사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성과의 주역은 한 사람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정부의 반도체 산업 전략이 큰 틀을 만들었고,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역 차원의 유치전을 이끌었다. 여기에 지역 정치권, 학계와 연구기관, 산업 지원기관, 광주시와 전남도의 실무 조직이 힘을 보태면서 전남광주의 숙원 사업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SK의 호남권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호남 지역이 장기간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이게 기회요인이 된 측면이 있다"며 제2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권 배치를 공식화했다. 또 호남 입지의 장점과 관련해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그리고 용지가 안정되고 값싼 용지가 풍부한 지역을 새로운 사이트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차세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삼고 첨단 반도체 팹 조성을 위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남광주를 대한민국 남부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 결정의 정책적 기반에는 이 대통령의 지역 균형발전 구상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 12월10일 AI시대에 대응한 반도체산업 전략을 발표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태계를 남부권으로 확장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도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지역에서는 이 같은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의지가 이번 성과를 이끈 가장 큰 정책적 흐름이었다고 보고 있다.

지역 차원의 유치전은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이끌었다.

김 지사는 유치전의 전면에서 기업 설득에 나섰다. 김 지사는 지난 5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삼아달라며 투자와 협력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AI 산업 성장의 핵심 병목 요인으로 꼽히는 자본·에너지·GPU·메모리 문제를 언급하며 전남광주가 안정적인 전력과 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춘 준비된 입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기반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대규모 부지,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 여건을 전남광주의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강 시장도 광주의 미래 산업 전략과 반도체 투자 유치를 긴밀히 연결해왔다. 강 시장은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과 앵커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그 성과를 광주의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공동 대응도 성과를 이끈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시·도는 테크노파크,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이 참여하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기획위원회를 가동하며 유치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 과정에 반도체 팹 입지 여건 분석과 투자 유치 활동을 병행했으며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을 위한 공동 용역도 추진했다.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지역의 입지 논리와 산업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은 실무 대응이 투자 유치의 기반을 넓혔다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 정치인들은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 구조를 남부권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논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전남광주 유치 필요성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해왔다. 국토균형발전, 에너지 분산,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과 기업 투자 유치에 힘을 보탰다.

지역 학계와 연구기관의 논리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투자 확정은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비전, 정부의 반도체 산업 전략, 시·도지사의 공동 리더십, 지역 정치권의 전폭적 지원, 학계와 연구기관의 논리 제공, 광주시와 전남도의 실무 대응이 맞물린 결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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